경제
이른 더위에도 샌달판매 부진 ‘불황에 장사없네’
입력 2016-05-30 14:38 

한가지 아이템을 다방면에 활용하는 ‘불황형 소비가 제화업계에도 불어닥쳤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때이른 더위에도 불구하고 샌달 판매가 부진하다. 대신 ‘끈없는 운동화 형태의 슬립온 판매는 훨훨 날고 있다.
금강제화의 4~5월 신발판매 현황을 보면 샌달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되레 7%나 감소했다. 옥션에서도 무더위가 찾아온 5월 샌달 판매는 보합세로 늘지 않았다.
반면 슬립온은 금강제화에선 두달간 38%나 판매가 증가했고, 옥션에서도 5월 슬립온 판매는 20% 늘어났다.

이같은 슬립온의 인기 배경은 ‘올인원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신발 자체가 운동화와 같은 푹신한 아웃솔(Outsole)을 채택해 장시간 걸어도 발이 덜 피곤하다. 디자인도 무난해 세미정장과 비즈니스캐주얼, 레저용으로도 활용가능하다.
과거에는 출근용, 레저용 등 소위 T.P.O(시간과 장소, 상황)에 맞춰 신발을 여러 켤레 구비해놓고 맞춰가며 신던 사람들이 살림살이가 어려워지자 슬립온 하나로 모든것을 해결하는 현상이 나타났다는게 제화업계 분석이다.
또 트렌드에 민감한 여성들의 경우 운동복과 일상복을 매치하는 ‘애슬레저 룩에 어울리는 신발로 편안한 착화감이 장점인 슬립온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중에 판매되는 슬립온 가격이 힐이나 샌달 등 다른 신발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도 인기에 불을 붙였다. 통상 20~30만원대가 많은 국내 제화업계의 샌달 가격에 비해 슬립온은 10만원 미만부터 비싸도 10만원대 중후반에 가격이 형성돼있다.
이에 따라 여름을 맞아 샌달 제품 판매 고공행진을 기대하던 업체들도 판매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는 등 분주하다. 금강제화는 자사 랜드로버 브랜드에서 바람이 잘 통하도록 펀칭 처리 가죽을 사용한 여름 슬립온 ‘프리제로 슬립온을 선보였다. 여름 상품인만큼 무게가 200g 미만으로 가볍고 운동화와 같은 착화감을 가졌다. 슈즈 멀티숍 레스모아에선 통기성이 좋고 습기에 강한 ‘우븐(천을 짜는 방식으로 제작한) 슬립온 판매물량을 작년보다 4배 이상 늘렸다. 백화점의 제화 매장에선 맨 앞에 내놓는 ‘주력상품을 대부분 슬립온으로 바꾼 상태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여성들이 신었을 때 다리 라인이 예쁘게 보이는 높은 굽의 샌들을 선호했으나 최근엔 일상에서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슬립온의 인기가 더욱 높아졌다”면서 각 업체마다 신제품 출시를 통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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