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中 본토주 5%만 신흥지수 편입돼도 韓서 1조 빠져나가
입력 2016-05-29 17:34  | 수정 2016-05-29 21:36
◆ 韓 MSCI 선진지수 재도전 / 신흥국 잔류도 곤란 ◆
중국 정부가 MSCI 신흥지수에 A주를 편입시키기 위해 제도 개선을 비롯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다음달 15일 중국 A주의 MSCI 신흥지수 편입이 결정되면 우리나라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1조원 이상 빠져나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당장 자금 유출보다 더욱 걱정스러운 것은 장기적으로 코스피가 중국 A주의 종속변수가 돼버릴 수 있다는 것이다.
29일 현재 MSCI 신흥지수 내 중국과 한국의 비중은 각각 23.4%, 15.4%다. 중국 A주의 신흥지수 편입이 결정되면 초기에는 우선 A주 시가총액의 5%만 편입될 예정이지만 이후 5~10년에 걸쳐 편입 비중이 100%까지 확대될 예정이다. 당장 다음달 5%만 편입되더라도 신흥지수에서 한국 비중은 15.2%에서 14.9%로 0.3%포인트 떨어지게 된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다수의 글로벌 펀드가 MSCI 지수를 좇아 자산 항목을 구성하는 '패시브'형 펀드"라며 "중국 지수 편입 시 이들은 한국 종목을 팔고 중국 종목을 사들여 코스피 수급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국내시장에서 유출될 외국인 자금을 1조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5~10년에 걸쳐 해마다 이만큼씩 자금이 빠져나가면 코스피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중국 A주가 신흥지수에 100% 편입되면 한국의 점유율은 12.3%로 움츠러드는 반면 중국 시장은 39.9%에 달하게 된다. MSCI 신흥지수를 추종하는 자금 100조원이 신규 투입됐다고 가정하면 40조원이 중국으로 가고, 12조원만 한국에 배정되는 셈이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최대 교역국으로 국내 상장기업 매출의 약 15%가 중국에서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MSCI 신흥지수가 중국 중심으로 개편되면 우리나라는 증시마저 중국에 절대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 중국에 신흥국 자금이 들어와야 우리나라 증시에도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기대할 수 있게 된다는 얘기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코스피가 신흥지수 내에 계속 머무르면 중국 진입 후 외국인 수급이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중국이 자본시장 개방도를 높이고 신흥지수 편입을 시도하는 것처럼 우리도 시장 근본 체질을 개선해 선진시장으로 진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태양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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