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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사구 완봉승’ 주권의 1승, 그 이상의 의미
입력 2016-05-28 07:24  | 수정 2016-05-28 10:47
kt 위즈 투수 주권이 27일 데뷔 첫 승을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많은 기대를 받았던 한 시즌을 아쉬움 가득 남긴 채 마무리하고 시작한 2번째 시즌. 될 듯, 또 될 듯 되지 않아 답답했던 경기가 이어졌다. 그 때마다 코칭스태프는 성장하는 단계다. 다음에는 더 잘할 수 있다”며 다독였다. 그런 상황이 모이고 모여 자양분이 된 것만은 틀림없어 보인다.
kt 위즈 선발투수 주권(21)에게 2016년 5월 27일은 특별한 하루였다. 2년 통산 9경기에 선발 등판해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7.84를 기록했던 ‘평범한 투수는 데뷔 첫 승을 9이닝 무사사구 완봉승으로 거두며 가장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더 큰 기쁨을 주기 위해 그동안 그렇게 애를 태웠던 건지, 하늘은 그에게 가장 짜릿한 순간을 선물했다. 첫 승뿐만 아니라 앞으로 경기에 쓰일 자신감도 듬뿍 안겨줬다.
주권의 첫 승 의미는 참 많다. 주권은 지난 2015년 우선지명으로 입단한 뒤 첫 시즌을 아쉽게 보냈다. 스프링캠프서부터 부상이 찾아오며 마음고생을 해야만 했다. 간혹 받은 기회도 살려내지 못해 매번 다음을 기약해야만 했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와 다른 상큼한 출발을 했다. 스프링캠프를 완주했고, 팀 내에서 한 시즌을 기대해 볼만 한 기대주로 꼽혔다. 동료 엄상백, 정성곤 등에 밀려 시즌 개막부터 선발투수로 기회를 받지는 못했지만 그에게도 기회는 찾아왔고, 등판 때마다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 고정 선발이 됐다.
하지만 6경기 동안 승리 요건을 갖추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가는 일이 반복됐다. ‘마의 5회라는 말은 가장 안타까운 말이었다. 단 한 차례의 고비를 넘길 힘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알을 깨야만 했다. 그런 의미에서 첫 승 경기는 주권의 앞으로 성장에 있어서도 큰 원동력이 될 수 있다.

팀에게도 매우 소중하다. 조범현 감독은 올 시즌 외인 선발 3명+ 국내 선발 3명으로 이뤄진 6인 선발 로테이션을 꾸렸다. 당장의 승리도 중요하지만 젊은 선발투수를 발굴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했다. 그러나 외국인 선수의 부상과 젊은 선수들의 기대 이하 경기력으로 이러한 계획은 아무런 빛을 보지 못하고 있었다. 국내 선발의 승수는 1, 퀄리티 스타트 횟수는 3. 방향 설정서부터 조금씩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숫자였다.
주권은 그러한 의심을 깼다. 그래서 주권이 첫 승을 거둔 날은 그래서 kt에게는 단순 1승 이상, 미래의 더 큰 가치를 확인하는 날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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