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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재-류제국의 집념, 지금 LG에게 필요한 그것
입력 2016-05-28 06:11 
문선재(왼쪽)와 류제국이 연패 속에서 그나마 작은 희망을 남겼다. 각각 절실함과 베테랑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사진=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5월 중순 기록했던 연승의 흐름이 금세 잊혀졌다. 울산원정을 시작으로 연패에 빠진 LG. 투타에서 다시 기운을 잃은 모습이다. 그래도 수확이 있었다. 문선재(25)와 류제국(32)이 보여준 집념이 바로 그것. 위기에 빠진 팀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을 제시했다.
문선재는 타선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 24일 올 시즌 처음으로 1군 무대에 입성한 문선재는 26일 경기에 선발로 나서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팀은 비록 패배했으나 그의 활약만큼은 빛났다. 깜짝 솔로 홈런을 포함해 2득점을 챙기며 종횡무진 경기에 임했다. 좌완상대에 국한된 맞춤타자가 아닌 팀 내 외야경쟁에 도전장을 내밀 수 있는 자격이 있음을 방망이로 증명했다.
전날 두산전에도 선발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문선재는 안타를 생산하며 2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이어갔다. 활약은 거기까지. 그러나 이번 시즌 절대적으로 부족한 1군 경험에도 연이은 손맛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스스로가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대목.
무엇보다 시즌 초반 LG의 모습과 같은 신선함을 보여줬다. 당초 시즌에 앞서 LG의 전력은 높게 평가받지 못했지만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급성장하며 분위기 반전을 만들어냈다. 이천웅, 정주현, 채은성, 이승현 등 의외의 상황에서 한 방 씩 해주는 해결사들이 속속 등장하며 상승세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들과 함께 젊은 야수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혔던 문선재가 뒤늦게 1군에 합류해 희미해지던 LG의 역동성을 일으킨 것. 아직 2경기에 불과하지만 장기적으로 활약이 이어진다면 팀 내 경쟁구도에 새로운 긴장감을 부여하는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문선재가 젊은 분위기를 만들었다면 류제국은 베테랑으로서 관록을 보여줬다. 전날 경기 선발로 나선 류제국은 초반부터 구위난조에 빠졌다. 1회와 2회 각각 연속 3안타를 맞으며 순식간에 5실점했다. 앞서 치렀던 두 번의 호투가 무색해져버린 아쉬움 남았던 내용.
연이어 실점하며 와르르 무너지는 류제국의 모습은 시즌 초반 부진했던 순간을 예측하게 만들었다. 그렇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류제국은 3회부터 다른 투수가 된 것처럼 제구에 안정을 찾았다. 3회부터 7회까지 피안타 3개만 허용한 채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버텼다. 총 112개 공을 던지며 더 어려워질 위기에 놓였던 경기를 다잡았다.

비록 팀 타선의 침묵으로 류제국의 호투는 반전을 만들지 못했지만 불펜진의 투입을 최소화로 막아내는 긍정적 효과 또한 일으켰다. 류제국 강판 이후 진해수와 임정우가 각각 ⅓, ⅔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다. 주장 그리고 선발투수로서 책임감이 빛났던 내용.
한 주 만에 LG의 모습이 변했다. 좋았던 기세는 사라지고 좋지 않았던 5월초와 유사한 흐름이 반복되고 있다. 심리적 마지노선인 5할도 위태롭다. 반등이 절실한 상황이다. 패배 속 작은 희망은 문선재와 류제국이 보여줬다. 초심과 책임감이 스며드는 것이 5월말 LG의 지상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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