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아직은’ 70%의 최정, 점점 ‘+1%’를 보여주다
입력 2016-05-28 06:01 
SK의 최정은 올해 3.8경기당 홈런을 생산하고 있다. 기복이 있었으나 지난 26일 마산 NC전과 27일 문학 삼성전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역전승을 이끌었다. 사진=MK스포츠 DB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주까지 타율 0.260. 지난 2005년 프로 데뷔 후 3번째로 나빴다. 프로 경험이 많지 않던 1,2년차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었다. 부상으로 주춤했던 지난 2년과 비교해도 낮은 타율이다.
최정은 알아서 잘 하는 소년장사다. 최정 와이번스로 불릴 정도로 팀의 중심축이다. 다만 올해는 최정의 모든 걸 보여주지 못했다. 개막 후 단 하루도 시즌 타율이 3할을 넘은 적이 없다.
그런데 점차 좋아질 기미가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마산 NC전에서 홈런 2방으로 SK의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10회 박재상의 홈런으로 K.O. 펀치를 날렸으나, 그 발판을 마련한 건 9회 짜릿한 동점을 만든 최정과 정의윤의 백투백 홈런이었다.
SK는 하루 뒤 인천에서 또 한 번 뒤집기를 펼쳤는데, 빅이닝 6회의 시발점은 최정의 사구(통산 171호)였다. 그리고 타순이 한 바퀴 돌자, 최정은 쐐기타까지 날렸다.
이틀간 4안타 2홈런 5타점을 쓸어 담은 최정은 시즌 타율을 0.265까지 끌어올렸다. 득점권 타율도 0.086으로 향상됐다. 더 이상 찬스마다 침묵하는 최정이 아니다.
김용희 SK 감독은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타격감이 회복됐다고 평하기 어렵다고. 김 감독은 홈런을 많이 쳤으나 타격이 좋아진 건 아니다. 일관성이 있어야 하는데 여전히 기복이 심하다. 현재 가진 것에 비해 70% 밖에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에 배트가 나가면서 삼진 아웃되는 경우가 많다. 최정은 27일 현재 47삼진을 기록했다. 46경기를 소화했으니 경기당 평균 1개 수준이다. KBO리그 전체로 범위를 넓히면 최준석(54개·롯데), 채태인(48개·넥센)에 이어 나성범(47개개·NC)와 함께 공동 3위다.
삼진이 이렇게 많진 않았다. 프로 데뷔 이래 가장 높은 삼진 비율이다. 지난 11번의 시즌 동안 경기당 평균 삼진이 1개를 넘긴 적이 없었다. 세 자릿수 삼진도 딱 1번(109개·2013년 120경기)이었다. 최정은 아직도 어이없는 공에 배트를 휘두른다. 제 컨디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긍정의 기운이 불고 있는 건 사실이다. 아주 나쁜 페이스는 아니니까. 최정은 지난 21일 광주 KIA전에서 홈런을 치며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그리고 5일 후 2개를 더하며 시즌 12개 홈런으로 이 부문 공동 4위. 통산 200홈런에도 3개만을 남겨뒀다.
최정은 홈런 페이스에 대해 예년과 비슷하다”라고 했다. 20홈런을 치지 못한 2014년(82경기 14홈런)과 2015년(81경기 17홈런)에는 기회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홈런 페이스와 비교해도 홈런 1개당 3.8경기로 큰 차이(2015년 4.8경기)가 난다. 개인 시즌 최다 홈런을 기록한 2013년(120경기 28홈런)의 4.3경기보다 빠른 페이스다.
파워는 여전하다. 그러나 김 감독과 최정이 말하듯, 정교함은 좀 더 ‘회복되어야 한다. 보여주지 못한 30%도 보여주면서. 언덕을 오르듯, 서서히 오르고 있다.
4월(0.261 5홈런 12타점)보다 5월(0.270 7홈런 14타점)이 더 좋아졌다. 최근 7경기에선 타율 0.333 27타수 9안타 3볼넷 1사구 4홈런 8타점 6득점을 기록했다. 기복이 있지만 점차 출루 횟수도 늘고 있다.
김 감독은 최정이 시즌 초반에 비해 많이 올라왔다”라고 이야기했다. 최정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래도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물론, 그의 만족감을 채우려면 아직 멀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