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장 선거 과정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경남 합천가야농협조합장 출신 최덕규 씨(66)가 검찰 조사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검사 이성규)는 지난 1월 12일 선거 당일 "김병원 후보(63·현 회장)를 지지해 달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100여 명의 대의원들에게 보내 김 회장을 지지하는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공공단체등위탁선거에관한법률 위반)로 최씨를 26일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김 회장이 당선되는 데 최씨의 지원이 결정적이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최근 농협 관계자 등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벌이며 그의 혐의를 입증에 주력해 왔다. 1차 투표에서 2위에 그친 김 회장은 결선투표에서 1차 1위였던 수도권 출신 이성희 후보(67)를 눌렀다. 최씨는 1차에서 3위였다.
실제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김 모씨(57)는 최씨와 같은 혐의로 지난달 25일 구속 기소됐다. 김씨는 결선투표일 당일인 1월 12일 최씨 이름으로 대의원 291명 가운데 107명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중국인 명의의 차명 휴대전화를 이용하고 결선 투표 후 이를 폐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관련법은 후보자가 아닌 제3자의 선거운동을 금하고 있다.
최씨는 이날 검찰 조사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김 회장 지지 문자메시지 발송을 지시했느냐'는 질문에 "지시하지 않았다"며 "누가 보냈는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과 서로 밀어주기로 합의했냐'는 물음에도 "그런 일 없다"고 했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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