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8월 1일부터 국내 증시 거래시간 30분 연장
입력 2016-05-24 17:35 

국내 증권·파생상품 시장의 정규 매매거래 시간이 16년 만에 30분 연장된다.
24일 한국거래소는 오는 8월 1일부터 증권시장, 파생상품시장, 일반상품시장(KRX금시장)의 정규시장 매매거래시간을 30분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주식 시장 시간외 시장은 기존보다 30분 단축돼 전체 마감시간은 기존과 같은 오후 6시 현행대로 유지된다.
국내 증시는 지난 2000년 점심시간 휴장을 폐지한 이래 16년 동안 오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6시간의 매매거래시간을 유지해왔다. 거래소는 국내 증시의 매매거래 시간이 해외의 주요 거래소보다 적게는 30분, 많게는 2시간30분 가량 짧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증시의 매매시간은 6시간 30분,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유럽증시는 8시간 30분 동안 정규시장 매매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매매거래시간이 짧으면 투자자의 거래 기회가 제약되고 새로운 정보 반영 시점이 다음날로 지연돼 가격발견기능이 약화된다는 게 거래소의 설명이다.
거래 시간 연장은 전세계적인 추세이기도 하다. 일본 증시의 경우 지난 2011년 점심 휴장 시간을 30분 단착했고 홍콩 증시도 같은 해 개장 시장을 30분 앞당겼다. 싱가포르 증시도 2011년 점심 휴장을 폐지했다.
특히 한국시간으로 중국 증시가 오후 4시, 홍콩 증시는 오후 5시, 싱가포르는 오후 6시에 마감하기 때문에 중화권 시장의 정보가 신속히 국내 증시에 반영되기 힘들고 글로벌 투자자의 연계 거래에도 문제가 있는 게 현실이다. 예를 들어 국내에 상장된 중국물 ETF의 경우 오후 3시면 종가가 나오지만 기초자산인 중국 증시는 1시간 동안 더 거래가 되기 때문에 괴리율이 적지 않다. 거래소가 장 개시 시점을 30분 앞당기는 대신 마감 시간을 30분 늦추는 안을 선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거래소는 매매거래시간 연장이 증시 침체 국면을 돌파하는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거래소는 장 종료 시간대에 유동성이 집중되는 만큼 마감시간이 30분 연장됨에 따라 3~8% 가량, 금액으로는 일 평균 2600억~6800억원의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과거 우리 증시가 미국 증시의 영향을 많이 받을 때는 장 시작 시점의 매매 비중이 높았지만 현재는 중국 시장의 영향력이 훨씬 높아져 장 종료 시점의 매매 비중이 훨씬 높아졌고 앞으로도 이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거래가 몰리는 시간대인 장 종료 시점이 늦어지면 유동성도 그만큼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매매시간이 연장된다고 해도 연장된 시간만큼 유동성이 분산되기만 할 뿐 거래대금 자체는 크게 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김원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실수요 중심의 로컬만의 시장이라고 하면 거래시간을 연장하더라도 효과가 제한적이겠지만 글로벌 원 마켓 시장에서는 거래 시장이 길면 길수록 거래 증대 효과가 커질 것”이라며 또 투자 활동이 활발히 일어나는 오후 3시에서 3시 30분으로 연장되는 것이기 때문에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식시장이 30분 연장됨에 따라 외환시장의 거래 시간도 조만간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본부장은 정부는 주식시장 매매거래시간 연장에 발 맞춰 역내 외환시장의 거래시간 연장도 추진 중”이라며 외환시장의 상세 연장방안은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에서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노조측이 외환·증권 매매거래시간 연장이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한 요구사항일 뿐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힌 데 대해서는 MSCI 선진지수 편입 기준에 매매거래 시간 연장에 대한 내용은 없다”라며 매매시간 연장 방안은 지난 2014년부터 논의해왔는데 당시 1시간 연장을 추진하다 근로 부담을 우려하는 업계 목소리를 반영해 30분 연장하는 방안으로 선회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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