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GE, 사우디 ‘탈석유 프로젝트’에 14억 달러 베팅
입력 2016-05-24 15:48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탈(脫)석유 프로젝트에 14억달러(약 1조6500억원) 거금을 베팅하기로 했다. 사우디의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모하마드 빈 살만 알 사우드 왕자가 야심차게 시동을 건 ‘비전 2030 프로젝트 도우미 역할을 GE가 자처한 셈이다. ‘비전 2030은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신산업을 적극 육성해 국가의 경제·산업 구조를 확 바꾸겠다는 사우디의 중장기 계획이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GE는 오는 2020년까지 사우디 현지 인력을 현재의 2배 수준인 4000명으로 늘리고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함께 에너지와 해양 부문에서 4억달러(약 4700억원) 규모 제조시설을 건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상당수 글로벌 기업들이 큰 사업 기회가 열리고 있는 이란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오랜 사업 파트너인 사우디를 미련없이 택했다.
또 아람코, 사우디 최대 석유화학기업, 산하 공공투자펀드로 구성된 사우디 파트너와 함께 2017년까지 수자원과 항공사업을 포함한 몇몇 부문에서 10억 달러를 공동 투자하는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GE는 2017년 이후에도 총 20억달러를 추가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GE의 사우디 신사업 규모는 34억달러로 불어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사우디 항구도시 제다에서 사우디 장관들과 재계 지도자들을 만난 이멜트 회장은 이번 공동 투자는 디지털을 포함한 사우디 산업에서 중요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GE의 거액 투자는 유가 급락에 따른 탈출구를 모색하는 사우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의 청년 실업난 해소에 일조하고 사우디 실세로 떠오른 모하마드 왕자의 개혁 작업에 추진력을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GE의 사우디 행보가 글로벌 시장 확대에 주력하는 GE의 속내를 잘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지난해 GE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시장에서 거둬들였다. GE는 현재 사우디에 2000명의 인력을 두고 3개 사무소와 7개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11년에는 사우디 담맘에 세계 최대의 가스터빈 서비스 공장을 가동했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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