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화투자증권 공매도 급증하는 까닭이
입력 2016-05-24 14:43 

ELS 운용 손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화투자증권의 공매도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되는 적자로 한화투자증권의 주가가 이미 많이 떨어진 상황이지만 시장에서는 추가 하락에 베팅하고 있다는 의미다.
2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10거래일간 한화투자증권의 총 거래량 557만주 가운데 공매도량은 112만주로, 공매도 비중은 20.2%를 기록했다.
한화투자증권의 공매도 비중은 21개 상장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현대증권(15.5%), 삼성증권(14.8%), NH투자증권(14.4%) 등 2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대형 증권사들과의 격차도 상당하다.
공매도 비중도 점차 증가 추세다. 최근 6개월간의 공매도 비중은 10.7%, 3개월간은 15.2%, 1개월간은 20.3%로 공매도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대차잔고 주식수도 지난 3월 말 128만주에서 전날 780만주로 6배 이상 단기 급증했다. 대차로 빌린 주식이 공매도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차잔고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는 것은 향후 공매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린 뒤 이를 시장에 팔고 향후에 주식을 매입해 되갚는 형태의 투자 행태다. 먼저 팔고 나중에 사기 때문에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일반적으로 등장한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이미 주가가 상당히 하락한 상황이다. 연초 대비로 한화투자증권 주가는 19.8%나 하락했다. 같은 기간 증권업지수의 하락폭 7.7%를 크게 웃돌고 있다. 주당순자산비율도 0.4배 수준까지 내려왔다. 21개 상장 증권사 가운데 17위에 해당하는 저평가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투자증권에 대한 공매도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은 시장이 이 회사의 주가가 현 수준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한화투자증권은 ELS 운용 손실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3분기 139억원, 4분기 52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올 1분기에는 영업적자 규모가 912억원까지 확대됐다. 대표 교체 이후 조직개편, 자산 처분 등을 통해 경영 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실적 악화가 단기간 내에 해결되기 힘들 것이란 게 증권가의 시각인 셈이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운용을 잘못해서 적자가 난 경우 향후 실적은 시장이 어떻게 되느냐에 달려 있는데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여지가 적지 않다”라며 1분기 실적을 보면 한화투자증권뿐만 아니라 다른 대형 증권사들도 ELS에서 적자를 봤지만 다른 주식, 트레이딩, 채권, 파생상품 부문에서 돈을 벌어 보완이 가능했지만 한화투자증권은 이런 부분이 적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레이딩쪽에서 회복이 된다하더라도 의미있게 실적 개선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는 게 솔직한 추측이며 전체적으로 수익구조를 어떻게 바꿀 것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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