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반기문 오찬 충효당은 조선 '외교·안보 아이콘'…기념식수도 예정
입력 2016-05-24 09:21 
사진=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29일 경북 안동 하회마을을 둘러보고 지역 명사들과 점심을 함께할 계획입니다.

반 총장은 이날 양진당(養眞堂·보물 306호)과 충효당(忠孝堂·보물 414호) 등을 돌며 약 2시간 하회마을에서 머무를 계획입니다.

양진당은 서애 류성룡의 친형인 류운룡(柳雲龍)의 고택으로 풍산 류씨 종택입니다.

길을 사이에 두고 양진당과 마주 보는 충효당은 서애 선생의 고택입니다.


임진왜란 때 가문을 지킨 류운룡의 종택인 양진당은 '효'를, 선조를 모시고 나라를 지킨 서애 선생의 고택 충효당은 '충'을 상징합니다.

반 총장은 충효당에서 김관용 경북도지사, 오준 유엔 수석대사, 권영세 안동시장, 류상붕 풍산류씨 양진당 대종손, 류창해 충효당 종손, 류왕근 하회마을 보존회 이사장 등과 오찬을 합니다.

오준 유엔 수석대사를 뺀 나머지 참석자는 대부분 경북에서 영향력이 큰 인사들입니다.

500여 년 시차가 있지만, 서애 선생과 반 총장은 외교전문가라는 공통점 때문에 이곳을 오찬장으로 선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반기문 오찬 충효당은 조선 '외교·안보 아이콘'…기념식수도 예정

서애 선생은 임진왜란 전에 이순신과 권율을 발탁해 전쟁에 대비하도록 했고, 전쟁 중에는 명나라 원군을 끌어들여 조선 '외교·안보' 아이콘으로 꼽힙니다.

반 총장 역시 유엔 사무총장에 오를 만큼 뛰어난 외교적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반 총장은 충효당 주변에 기념식수도 할 예정입니다. 식수 장소는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나무를 심은 곳과 매우 가깝습니다.

당시 엘리자베스 여왕은 충효당을 찾은 뒤 높이 3m가량의 20년생 구상나무를 심었습니다.

국내외 국가 원수급 인사들이 하회마을을 대거 방문했지만, 기념식수를 한 사례는 매우 드뭅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부시 전 미국 대통령 부자(父子) 등이 다녀갔지만, 아버지 부시만 병산서원에 식수했습니다.

반 총장이 충효당에서 경북 명사들과 오찬을 함께하는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옵니다.

임진왜란에서 나라를 구하는 데 앞장선 서애 선생과 대비시킴으로써 자신을 대한민국을 이끌 적임자라는 이미지를 형성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중론입니다.

'친(親) TK(대구·경북)' 행보를 보임으로써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반기문 대망론' 굳히기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반 총장과 유엔 측은 하회마을 방문은 국내 정치와 무관한 일정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합니다.

안동 시민들은 정치적 해석과 무관하게 반 총장의 하회마을 방문을 열렬히 반기는 분위기가 역력합니다.

시민 정모(43)씨는 "반 총장이 차기 대선 출마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아 안동 방문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나온다"며 "정치적 의미와 관계없이 세계적인 유명인이 안동을 찾는 것은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다"고 반겼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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