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레이더L] 검사장출신 홍 변호사 후배 법조브로커 이 모씨 구속영장
입력 2016-05-22 18:09 

검찰이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정운호 씨(51)의 전방위 로비 의혹에 깊숙이 연루된 브로커 이 모씨(56)를 지난 21일 새벽 12시 30분께 서울 모처에서 체포하고 22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계획이다. 이씨는 유명 가수 조 모씨의 동생에게서 3억원을 빌리고 갚지 않고, 정씨로부터는 지하철 매장 입점 로비 대가로 9억원을 받은 혐의(사기 및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고 있다. 지난 1월부터 수사 선상에 오른 이씨가 4개월만에 붙잡힘에 따라 정씨 관련 수사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변호사법 위반 ‘탈세 등의 의혹을 받는 검사장 출신 홍 모 변호사(57)의 수사에도 성과가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이씨-홍 변호사 어떤 관계인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체포된 이씨를 상대로 홍 변호사의 관계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이씨는 홍 변호사와 고교 1년 선후배 사이로 이씨가 도피에 나선 이후로도 홍 변호사와 수차례 통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검찰 조사에서 홍 변호사에게 ‘자수를 해야 하는지 ‘자수하면 어떤 처벌을 받는지 등 법적인 문제를 상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또 홍 변호사 사건 수임에 관여한 바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현재 홍 변호사에게 사건을 가져다 주고 거액의 수수료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는 상태인데, 이에 대해 전면 부인한 것. 이씨는 10년 이상 사업상 안면을 트고 지내던 정씨에게 홍 변호사를 소개해 주면서 3억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았는데 이 역시도 부인했다. 홍 변호사는 이씨 소개로 정씨 회사 고문을 맡았고, 정씨가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일련의 도박 사건으로 수사 받을 때 변호인이었다.
검찰은 두 사람 모두 사건에 연루된 이상 ‘말맞추기를 시도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씨가 홍 변호사에게 불리한 진술은 하지 않을 수 있다고 보고 다각도로 두 사람의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홍 변호사는 이씨와는 고교 동문회에서 한 두 번 본 사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그러나 두 사람의 각별한 친분을 뒷받침할 만한 유력한 증거를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 정씨 구명·입점 로비 의혹 풀릴까
이씨는 서울메트로 지하철 입점을 위해 공무원들에게 로비하는 대가로 정씨에게서 9억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시인했다. 이씨는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여러 차례 나눠서 정씨에게서 돈을 받았지만 실제 로비로 이어지진 않았고, 이 돈은 생활비와 유흥비 등으로 모두 썼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앞서 지난해 말 101억원의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정씨를 수사하면서 이씨가 입점 로비에 개입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하고 이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 왔다.
이씨는 정씨의 구명을 위해 직접 재판부를 접촉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29일 정씨의 항소심 재판장 임 모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22기)를 서울 강남의 한 일식집에서 만나 사건 관련 얘기를 나누는 등 정씨에 대한 선처 로비 시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은 정씨 사건이 배당된 날이다. 임 부장판사는 배당 사실을 모르고 평소 알고 지내던 이씨와 만났고, 이튿날 이를 알자마자 사건 기피 신청을 했다.
이씨가 체포되면서 주요 사건 관계자 중 남은 인물은 또 다른 브로커 이 모씨(44)다. 이씨는 구속된 최유정 변호사(46·27기)가 수임한 이숨투자자문 사건을 연결한 인물로 전체 사건 구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검찰은 이씨 신병도 조속히 확보하고 사건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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