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넘어선’ 박진형, 숨통 트여준 데뷔승

[매경닷컴 MK스포츠(부산) 김근한 기자] 첫 선발 등판이라 4~5이닝만 버텨주면 숨통이 좀 트일 거 같은데”
조원우 롯데 감독이 투수 박진형(21)에게 바라는 점은 단 한 가지였다. 4~5회까지 승부가 가능할 정도로 버텨주는 것. 하지만 박진형은 그 기대를 훨씬 넘어섰다. 팀 홈런 1위을 달리고 있는 선두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팀 타선마저 폭발하면서 선발 데뷔전에서 데뷔승도 달성. 조 감독의 기대 그 이상의 그림이 그려진 하루였다.
박진형은 22일 부산 사직 두산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2피안타 2탈삼진 3볼넷 1사구 무실점으로 10-4 승리를 이끌었다. 프로 첫 선발 등판에서 데뷔승까지 가져온 호투였다.
조 감독은 일찌감치 이번 주말 두산과의 3연전에서 젊은 토종 선발진을 연이어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김원중-박세웅-박진형으로 이어지는 카드였다. 하지만 김원중과 박세웅은 모두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 당했다. 팀도 2연패에 빠진 상황. 그래도 박진형에게 다시 희망을 걸었다.
조 감독은 첫 선발 등판인데 4~5이닝만 해줘도 좋겠다. 80~100개 사이의 투구수를 생각하고 있다. 박진형이 오늘 잘 던져서 선발진에 무사히 합류했으면 좋겠다. 숨통만 트이게 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조 감독의 기대치는 더 높아야 했다. 박진형은 상대 ‘에이스인 더스틴 니퍼트와의 승부에서 놀라운 호투를 펼쳤다. 위기의 순간마다 범타 유도로 실점을 막았다. 박진형은 1회 2사 1,2루와 3회 2사 만루에서 모두 양의지를 땅볼로 유도해 위기를 넘겼다.
0-0으로 팽팽한 4회에도 위기는 찾아왔다. 박진형은 선두타자 닉 에바스에 큼지막한 2루타를 마았다. 하지만 1사 3루에서 내야 땅볼과 삼진으로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팀 타선도 호투 중인 박진형에게 큰 힘을 불어 넣었다. 4회에만 연속타자 홈런을 포함한 7득점 ‘빅이닝을 만든 것.
박진형은 5회를 깔끔한 삼자범퇴로 막아내고 승리투수 요건을 충족시켰다. 팀 타선은 5회에도 2점을 보태 승기를 잡았다. 박진형은 9-0으로 앞선 6회 직전 홍성민에게 공을 넘기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총 투구수는 80구로 스트라이크는 41개였다. 제구력이 좋지 않아 4사사구를 내줬지만 위기를 넘기는 과정이 좋았다. 선발 데뷔전에서 거함 니퍼트를 꺾는 짜릿한 데뷔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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