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집트 여객기 잔해 발견…추락 원인은 여전히 '미스터리'
입력 2016-05-21 09:02 
이집트 여객기 잔해 발견/사진=연합뉴스
이집트 여객기 잔해 발견…추락 원인은 여전히 '미스터리'

지중해에 추락한 이집트 여객기의 잔해와 시신이 발견, 전원 사망으로 결론 지어진 가운데 사고 원인이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 온갖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20일(현지시간) 여객기 잔해 일부가 지중해 상에서 발견되고 일단 테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 가운데 기내 폭발 사고 가능성뿐만 아니라 납치, 조종사의 고의적 조작, 기술적인 결함 등 모든 가정이 열린 상태입니다.

셰리프 파티 이집트 민간항공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사고 당일 "기술 결함보다는 기내 돌발 상황이나 테러리스트의 공격에 의한 (추락)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상태입니다.

그러나 파티 장관은 테러 징후나 증거에 관한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습니다.


게다가 추락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가 지났음에도 이번 여객기를 테러했다고 자처하는 단체나 개인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10월 러시아 여객기가 이집트 시나이반도 북부에서 추락했을 때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당일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발표한 것과 대조되는 대목입니다.

IS는 당시 러시아 여객기를 폭파했다는 데 사용했다는 사제 폭발물 사진까지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이집트 여객기가 지중해 상공에서 비행 중 폭발했다는 정황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테러 가능성을 제기하며 기내 폭탄을 언급하고 있지만, 여객기가 실종될 때 폭발이 없었다는 관측까지 나와 미스터리는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미국이 인공위성 사진을 판독한 결과 여객기에 폭발이 일어난 흔적은 없었다고 복수의 미국 정부 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로이터통신이 보도했습니다.

한 익명 소식통은 로이터에 "미국은 사고 원인으로 기계 결함, 테러, 조종사나 승무원의 고의적인 행동 등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집트기 추락에 대한 의문점은 목적지를 향해 잘 가다가 여객기가 갑자기 방향을 바꾸고서 바다로 떨어진 데에서 더 증폭하고 있습니다.

그리스 국방부 발표에 따르면 여객기는 19일 오전 2시45분께 레이더에서 사라지기 직전 갑자기 방향을 최소 두 차례나 급격히 바꾼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90도로 좌회전하고서 다시 360도 오른쪽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틀어 1만1천582m 상공에서 4천572m 상공으로 떨어진 후 약 3천48m 상공에서 신호가 끊겼습니다.

여객기가 추락할 당시에는 폭풍과 같은 악천후는 보고되지 않았습니다.

또한 추락한 에어버스 A320은 보잉 737과 함께 중단거리 시장을 양분하는 기종으로 1988년 운항을 시작해 현재 7천여대가 활동할 정도로 안정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이집트 당국자들과 전문가들은 이런 정황을 토대로 여객기가 기술적인 결함보다는 폭탄 설치 등 테러로 추락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러시아 정보기관인 연방보안국(FSB) 국장 알렉산드르 보르트니코프도 "이집트 여객기 사고는 테러 때문으로 보인다"고 주장하면서 "유럽 파트너와 테러 관련자 색출을 위해 공동의 조치를 취하자"고 제안했습니다.

마이클 매콜 미국 하원 국토안보위원장은 여객기 사고와 관련해 "초기의 단서들은 테러 공격에 의한 추락 가능성을 가리키고 있다"며 "테러일 수 있다는 명백한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발언 역시 정황에 따른 분석일 뿐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또 파리와 브뤼셀에서 잇따라 일어난 테러 이후 프랑스 공항이 보안을 대폭 강화해 철통 보안을 뚫고 비행기에 폭탄을 들고 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실정입니다.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유로 2016'을 앞두고 공항 보안을 대폭 강화한 상태였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프랑스는 작년 11월 발생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의 테러 때문에 사실상 비상사태가 이어지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이집트, 프랑스, 그리스 당국이 바다에서 지금도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추락 원인을 규명할 증거는 아직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프랑스 당국은 테러에 무게를 두고 추락 경위를 밝히고자 공항 직원들을 상대로 한 수사에 착수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따라서 이집트군 당국이 현재 지중해 상에서 찾고 있는 이집트기의 블랙박스를 회수·분석해야지만 추락 원인이 규명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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