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모건스탠리PE, 이노션 베팅해 1100억 평가益
입력 2016-05-20 15:52  | 수정 2016-05-20 16:58
이상훈 대표가 이끄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모건스탠리PE가 현대자동차 계열 광고회사 이노션 투자로 2년 만에 1100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 전략이 주효한 것이다. 이노션은 현대차그룹의 신차 출시 관련 마케팅 물량과 올해 예정된 스포츠 빅이벤트 기대감 등으로 외국인 '러브콜'이 쏟아지며 주가가 상승 탄력을 받고 있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모건스탠리PE가 이노션 투자에서 거둔 평가차익은 이날 이노션 주가 8만6400원 기준 1110억원에 달한다. 투자수익률로 환산하면 55.5%에 달한다. 모건스탠리PE는 이노션이 상장하기 전인 2014년 8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보유 이노션 지분 20%를 2000억원에 사들였다. 이노션 상장 과정에서 신주 발행이 이뤄지며 모건스탠리PE 보유 이노션 지분율은 현재 18%로 다소 낮아졌다. 해당 지분은 시장가 기준 3110억원 규모다.
모건스탠리PE는 이노션이 지배구조 다변화에 나서는 과정에서 좋은 투자 기회를 포착했다는 평가다. 기존 이노션은 대주주 일가가 총 80%의 지분을 보유해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묶이게 될 처지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를 비롯해 PEF 운용사 스틱인베스트먼트와 SC제일은행 등 투자자들이 정 부회장 지분 30%를 사들이며 대주주 일가 지분율이 50%로 낮아졌고 이후 상장 과정에서 대주주 지분을 구주 매출하며 지분율이 29.99%까지 줄어들었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룹사 신차 사이클 도래, 일감 몰아주기 규제 제외 등으로 계열사 물량 성장은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PE가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도우미' 역할을 수행한 것이 실적 향상에 따른 이익 증가라는 '선물'로 돌아온 것이다.

이노션 실적은 2013년 말 매출 6341억원, 영업이익 823억원에서 2년 뒤인 2015년 말 기준 매출 9879억원, 영업이익 929억원으로 크게 향상됐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이 최근 럭셔리 신차 'EQ900'과 친환경차종인 '아이오닉' '니로' 등을 출시한 데 이어 제네시스 브랜드 차종인 'G80'을 올여름께 출시할 예정이어서 마케팅 관련 수혜 기대감이 높다. 아울러 올해 스포츠 빅이벤트가 줄줄이 열려 관련 특수도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이 공식 스폰서를 맡고 있는 '유로2016'이 다음달 시작하는 것을 비롯해 8월에는 브라질 올림픽도 예정돼 있다.
주가와 실적에 대한 강한 기대감으로 이노션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 매수세도 집중되고 있다. 이노션의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달 말 7.00%에서 지난 19일 10.16%로 3.16%포인트나 올랐다. 이 기간 외국인은 이노션 주식 63만1631주를 사들였다. 금액으로는 546억원어치에 달한다. 이노션 주가는 지난달 말 8만6400원에서 이날 8만6400원으로 4.73%나 상승했다.
모건스탠리PE는 이노션 외에도 현대로템 지분 24.8%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현대차그룹의 재무적 파트너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모건스탠리PE는 최근 두산그룹 구조조정 과정에도 참여해 두산공작기계, 두산건설 배열회수보일러사업부 인수전 등에 뛰어드는 등 대기업 관련 인수·합병(M&A) 분야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상훈 대표는 최근 라파즈한라시멘트를 인수해 화제를 모았던 이상호 글랜우드PE 대표와 형제 관계로 업계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한우람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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