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이 뽑은 ‘대외이미지 좋고 일하기 좋은 카드사가 실제 직원들에게도 좋은 카드사일까. 내부사정을 속속들이 알긴 어려워 상품과 마케팅 등으로 카드사를 판단하는 대학생들과 실제 기업문화 등으로 회사를 판단하는 실무자들의 해당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의 온도차가 있어 눈길을 끈다.
◆대학생들 대외이미지 좋은 카드사에 취업하고 싶어요”
20일 신용카드포털 카드고릴라가 서울 소재 대학을 다니고 있는 대학생 1319명을 대상으로 지난 일주일 동안 ‘가장 이미지가 좋은 카드회사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신한카드가 응답자 전체 27.7%의 지지를 받으며1위에 올랐다. 신한카드를 선택한 응답자의 경우 신한은행이 대학교 내 주거래 은행인 까닭에 체크카드를 사용하면서 익숙해졌고 가장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KB국민카드는 전체 20.5%의 지지를 받으며 뒤를 이었다. KB국민카드를 선택한 응답자들은 대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영화나 대중교통 할인 등의 혜택을 담은 체크카드에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
현대카드는 16.7%를 차지하며 전체 3위 전업 카드사 중 1위를 기록했다. 현대카드는 마케팅과 관련해 광고가 재미있다거나 슈퍼콘서트나 컬쳐프로젝트와 같은 다양한 문화마케팅으로 호감을 갖게 됐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한 페이스북 등으로 정태영 부회장을 접해 그의 팬이라는 대답도 눈길을 끌었다. 이어 우리카드(10.9%), NH농협카드(6.5%), 삼성카드(5.3%)가 뒤를 이었다.
카드사 브랜드에 대한 호감은 곧 취업선호도와 직결된다. 작년 사람인이 금융권 취업 희망자 267명을 대상으로 ‘입사하고 싶은 카드사를 조사한 결과 ▲KB국민카드(32.1%) ▲삼성카드(25%) ▲신한카드(17.9%) ▲현대카드(14.3%), ▲롯데카드(7.1%) 순으로 나타났다.
KB국민카드 입사 희망자들은 선호 이유로 ‘대외적 이미지가 좋아서를 들며 카드고릴라의 조사와 맥을 같이 했다.
브랜드 선호도보다 취업선호도가 높은 삼성카드는 ‘연봉 수준이 높아서라는 답변이 눈길을 끌었다. 취업에 있어서 연봉을 중요시하는 대학생들의 생각이 이같은 차이를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카드는 ‘업종의 비전이 있어서 현대카드는 ‘조직문화가 마음에 들어서 롯데카드는 ‘고용 안정성이 높아서 ‘복리후생제도가 좋아서를 각각 이유로 선택했다.
◆카드업계 대외이미지보다 실무자들 경험담 듣고 선택해야”
반면 카드업계 현직자들은 해당 조사결과에 대해 자랑스러워하면서도 대외이미지와 실제 회사생활이 다르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실제 기업정보 사이트인 잡플래닛을 살펴보면 다양하고 적나라한 내부 평가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다. 해당 사이트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현직자들은 능력중심의 문화를 통해 좋은 제품을 많이 출시하고 핀테크와 해외사업을 선도하는 등 성장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대학생들이 강점으로 뽑은 ‘신한은행과의 협업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신한카드 현직자들은 신한은행이 그룹의 모태다 보니 인사 시 눈치를 많이 본다”며 옛 신한과 LG카드 출신 구별 없이 능력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는 불만도 나왔다.
KB국민카드 역시 급여와 복지 혜택에 만족하면서도 고령화된 조직문화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내비쳤다. 한 현직자는 젊은이들에 맞춘 카드를 선보이는데 특화한 조직이며 그 어느 카드사보다 체크카드 경쟁력이 높다는데 동의한다”면서도 하지만 막상 들어와보니 젊은이들이 많은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조직구성원들의 연령대가 높아 굉장히 놀랐다”고 실토했다.
같은 은행권 계열사인 우리카드의 경우 현직자들은 높은 연봉에 비해 업무 강도나 스트레스는 적은 편”이라는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면서도 성취감은 크지 않은 것이 아쉽다”고 전했다.
전업카드사의 경우도 시선이 엇갈렸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급여가 높은 만큼 업무강도가 세고 기대 수준도 높아 세심한 일 처리를 배우기 좋다”며 강한 성취감을 보이면서도 업종에 비전이 있을거라는 대외평가와는 달리 카드사들은 현재 내리막을 걷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카드 실무자들 역시 ‘채널현대카드 ‘디지털현대카드 등 이색 마케팅으로 쌓인 대외이미지와 신뢰도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줬다. 하지만 삼성카드와 마찬가지로 "강한업무강도와 이에 따른 차별이 존재한다"고 보는 시선도 있었다.
고용안정성과 복리후생제도가 높다는 이미지를 가진 롯데카드의 구성원들은 정작 ‘조직문화에 높은 점수를 줬다. 이들은 성 차별 근절에 적극적이고 육아휴직을 비롯한 휴가를 쓰기 자유로워 여자도 다니기 좋은 기업”이라고 말했다. 다만 혁신이나 신사업 추진에 대해서는 아쉽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외 카드업계 현직자들은 잡플래닛 평가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는 없지만 카드사에 입사한 후 대외이미지와 실제 조직문화가 완전 다르다는 데 동의한다”며 내가 좋아하는 카드를 보고 입사 1순위 회사를 선택하기보다는 실제 실무쪽에 있는 선배들의 의견을 참고해 입사하는 것이 덜 후회하는 길”이라며 웃었다.
[디지털뉴스국 김진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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