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압구정 재개발 ‘더 크게 1채로? 큰 집 나눠 2채로?’
입력 2016-05-20 14:45 

20일 압구정지구 중개업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소유주와 투자자들 문의로 전화벨이 쉼없이 울렸다. 국내 부촌의 상징인 서울 압구정 일대의 새로운 정비계획 윤곽이 드러나면서 주민들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압구정동에 위치한 골드웰부동산중개법인 관계자는 이날 학교 신설과 녹지 공간 확보 등 주민들이 희망했던 사항들이 어느 정도 반영된 것 아니냐는 문의가 많다”며 오랜만에 고무된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시도 압구정 압구정지구 개발기본계획(정비계획변경안)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며 오는 8~9월 주민공람이 목표라고 이날 밝혔다.
1만 여가구에 달하는 압구정 지구는 지난 2014년 3월 재건축 첫 관문인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이후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재건축 밑그림인 정비계획안을 세우기 위해 용역을 발주했고 1년여 만에 완성 단계에 이른 것이다. 서울시와 강남구청은 정비계획안이 마련되면 주민공람과 함께 주민설명회를 열고, 구의회 의견청취 후 정비구역 지정에 나선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정비구역으로 확정되면 주민들은 구역별로 재건축사업 주체인 추진위원회·조합을 설립하고 건축심의와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 등의 절차를 밟는다. 강남구청은 압구정지구에 공공관리제를 적용해 추진위원회 구성부터 착공 직전 단계까지 구청장이 관리해 사업 투명성을 높이면서 속도를 낼 계획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압구정동 3.3㎡당 아파트 매매가는지난 2013년 3386만원까지 떨어졌다가 바닥을 치고 이달 3904만원까지 회복됐지만 전고점 2009년(4301만원)보다 여전히 낮다.
압구정 아파트 투자의 핵심은 얼마나 빠른 시일 내에 사업이 추진될지 여부다. 다만 층수 규제를 완화해 지역 특색을 살린 명품 단지를 지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층수에 따라 재건축 찬반이 갈릴 전망이다.
중소형 아파트를 넣어 추가 분담금을 줄일 것인지, 아니면 시장에 팔수 있는 일반분양 물량이 적더라도 1대1 재건축으로 지금처럼 중대형 평형을 유지할 것인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1대1 재건축한 ‘래미안 이촌 첼리투스처럼 명품 단지를 만들자는 공감대도 강하지만, 당시 분담금이 4억~5억원선임을 감안하면 추가 부담이 만만치 않다.
낡은 집 한채를 작은 두채로 나누는 ‘1+1 재건축도 거론된다. ‘1+1 재건축은 85㎡초과 중대형 주택이 대상으로 기존 주택의 전용면적 범위 내에서 두 집을 받을 수 있다. 한 채는 집주인 거주용, 나머지 한 채는 임대용으로 쓸 수 있다. 반포동 삼호가든3차와 삼성동 상아3차 등이 이같은 방식을 추진한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도 압구정에서도 넓은 집을 쪼개 큰 집에 집주인이 살고 작은 집은 자녀에게 주거나 세를 놓으려는 수요가 강하다”고 전했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압구정지구는 부동산 활황기 때 예상 시세가 3.3㎡당 1억원까지 거론됐고 지방에서도 관심이 큰 ‘전국구 아파트인 만큼 재건축되면 대한민국 1등 부촌이 될 것”이라며 한강조망권과 대지지분 등을 둘러싼 이해관계를 얼마나 원만하게 조율해 구역별 통합재건축에 속도를 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기정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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