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굿모닝MBN] 강남역 묻지마 살인 확산하는 추모 전남주 기자 출연
입력 2016-05-20 07:00  | 수정 2016-05-20 07:31
【 앵커멘트 】
그러면 어제(19일) 서울 강남역 추모 현장에 다녀온 기자와 좀 더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사회부 전남주 기자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 질문1 】
전 기자. 살인 사건이 발생한 곳과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강남역에 추모 현장이 마련됐는데, 그곳 분위기 어땠습니까?

【 기자 】
네, 고인에 대한 추모가 이뤄지는 곳이 강남역 10번 출구인데요.

제가 어제는 강남역에서 한 10시간 정도 있었습니다.

앞선 리포트에서도 영상이 일부분 나왔지만, 분위기는 굉장히 엄숙했습니다.

평소 강남역하면 시끌벅적하고 웃음과 이야기 소리가 끊이질 않는 곳이지 않습니까?

그런데 떠들거나 친구끼리 장난치는 모습은 사라졌고, 지나가는 자동차 소리만 들릴 정도로 주변은 조용했습니다.


현장에 있던 기자들도 취재하면서 고인을 생각하고, 추모객의 모습을 계속 지켜보다보니 심리적으로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 질문2 】
참 많은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안타까워하고 있는데, 추모 쪽지가 많이 붙은 것 같아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찾았습니까?

【 기자 】
사건이 발생한지 오늘로 나흘째인데요.

제가 추모객들의 숫자를 일일이 세어보지는 못했지만, 빈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로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지나가던 시민도 발길을 멈추고 추모에 동참하셨고, 뉴스를 보고 멀리서 자발적으로 현장을 찾은 분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히 피해여성과 비슷한 나이대의 여성, 20대 초반 여성들이 절대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눈물을 흘리거나 추모글을 읽거나 글을 작성하시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제와 어제 강남역 출구에 붙은 쪽지를 비교해보면 빈틈을 찾기 힘들 정도로 고인에 대한 애도의 글이 많이 붙었습니다.

'내가 아직 살아 있는 이유는 단지 운이 좋아서 입니다.', '그저 그곳에 없어 살아남은 내가 너무 많이 미안합니다.' 이처럼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었다라는 글도 많이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 공간이 부족해지자 출구 주변까지 게시판이 설치되어서 그곳까지 추모글이 남겨지고 있습니다.

【 질문3 】
그렇다면 피의자 남성이 이 여성을 살해한 동기는 무엇입니까?
경찰은 일단 여성 혐오증 보다는 정신 분열 증세가 원인이라는데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요?

【 기자 】
피의자 김 씨는 "여성들에게 무시를 많이 당해왔는데, 더이상 참을 수 없다"는 생각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그 범행동기가 납득뒤지 않고 '여성 혐오' 살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김 씨가 지난 2008년부터 4차례나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만큼 정신분열 증세가 심각해, 여성 피해망상으로 번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결국,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해 어제 1시간 반동안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경찰은 오늘도 피의자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김 씨와) 대화는 큰 문제없이 이뤄지거든요. 오전에 추가로 2차 프로파일러 심리 면담을 진행할 것 같습니다."

실제 김 씨는 퇴원 뒤 약을 끊으면 증세가 재발할 수 있다는 의사 경고에도 지난 3월부터 약 복용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질문4 】
이번 사건을 여성 혐오 범죄로 공론화하기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전문가 입장도 있다고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전문가 역시 여성 혐오 범죄로 공론화하기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의 말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이수정 /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
- "(그동안) 강력 범죄의 피해자도 여성이 80% 이상이고,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라는 생각을 가지고 (추모 열기가 뜨거운….) (하지만) 아동이나 노인이라도 범죄 피해를 입을 수 있었고, 혐오 범죄를 생각하기보다는 무차별, 묻지마 범죄에 근접하다고…."

하지만, 경찰과 전문가의 입장에도 범죄의 대상이 여성으로 쏠리는 사회 분위기 속에 여성 혐오 범죄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네, 지금까지 사회부 전남주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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