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지난 17일 자구안을 제출하면서 1년내 만기 도래하는 차입금 2조9000억원의 만기 연장을 요청하자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이 삼성그룹 차원의 유동성 지원방안을 요청키로 했다.
산은 관계자는 19일 삼성중공업이 최근 제출한 자구계획이 미진하다고 판단해 20일 내용보완을 요청할 계획”이라며 삼성중공업의 자체적인 자구노력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그룹 차원의 유동성 지원 방안을 보완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그룹 차원의 유동성 지원 방안을 산업은행 차원에서 직접 예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삼성그룹이 직접 판단해 답변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삼성중공업은 17일 산업은행에 자구안을 제출하면서 채권단이 내년 1분기까지 순차적으로 도래할 단기차입금 2조9000억원에 대한 만기를 연장해주면 자구안을 토대로 경영정상화가 가능하는 입장을 전달했다. 차입금 만기 연장 요청을 에둘러 표현한 셈이다. 당초 삼성중공업의 대주주인 삼성전자 등의 유상증자같은 자금지원 방안이 이 자구안에 담길 것으로 알려졌으나 실제 자구안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산업은행은 자구안을 검토한 결과 인력감축과 도크축소, 자산매각 등 삼성중공업이 제출한 자체 구조조정계획은 차입금 만기 연장 여부를 판단하는 데 불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산은 관계자는 단기차입금뿐 아니라 1년 이내 도래하는 분할상환방식 장기차입금 중 9000억원을 감안하면 삼성중공업의 상환예정금액은 3조8000억원에 달한다”면서 수주 가뭄으로 조선 시황 전반이 부진한 상황에서 삼성중공업 테두리에 갇힌 기존 자구안은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박용범 기자 / 정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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