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약이 든 사이다를 마시게 해 6명의 사상자 낸 일명 ‘상주 농약 사이다 사건의 피고인 박모(83) 할머니에게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대구고법 제1형사부(이범균 부장판사)는 19일 박 할머니에 대한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변호인은 범인이 아닐 수도 있다는 다른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지만 다른 가능성의 대부분은 일반인의 상식과 경험칙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객관적 사실에도 반한다”며 이 사건에서는 범인이 피고인임을 가리키는 많은 증거가 있다”고 밝혔다.
박 할머니는 지난해 7월 경북 상주시 공성면 한 마을회관에서 사이다에 농약을 몰래 넣어 이를 마신 할머니 6명 가운데 2명을 숨지게 하고 4명을 중태에 빠뜨린 혐의(살인 및 살인미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 할머니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검찰은 박 할머니가 사건 전날 화투를 치다가 심하게 다퉜다는 점, 피고인 옷과 전동휠체어, 지팡이 등 21곳에서 농약 성분이 검출된 점, 집에서 농약 성분이 든 병이 나온 점 등을 결정적 증거로 제시했다. 반면 피고인 측 변호인단은 1, 2심에서 범행 동기, 농약 투입 시기, 고독성 살충제 구입경로 등 직접 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대구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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