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초점] ‘대작논란’ 조영남, 더 큰 문제는 ‘무책임한 윤리의식’

[MBN스타 금빛나 기자] 화투 소재 그림을 그리면서 화가로도 유명세를 치렀던 가수 겸 방송인 조영남이 ‘대작 논란에 휘말렸다. 조영남의 밑에 있던 무명 화가 A씨가 2009년부터 7년간 한 점에 10만 원을 받고 조영남의 그림을 대신 그려줬다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번 조영남의 대작 논란과 관련해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콘셉트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미술계 관행이라고는 하지만, 대중을 기만한 도의적인 문제와 더불어 사건 발생 후 ‘나 몰라라식의 무책임한 일처리는 더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논란은 지난 16일 춘천지검 속초지청이 지난달 강원도 속초에서 활동하는 무명 화가 A씨(60)로부터 자신이 조씨의 그림 300여 점을 8년간 대신 그렸고, 해당 작품이 고가에 판매됐다는 제보를 입수해 조영남의 소속사와 갤러리 등 3곳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히면서 시작됐다.

조영남의 그림 대작 논란이 일어나자 여론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번 조영남의 대작 논란과 관련해 미술계에 몸담고 있는 많은 이들에 따르면 현대미술에 있어 중요한 것은 화풍과 콘셉트 아이디어이며 붓터치나 스킬 같은 것들을 높게 쳐주는 시대가 아닌 만큼 보조를 고용하는 것이 미술계 관행이라고 말을 한다. 그럼에도 조영남의 대작 논란 후폭풍이 거센 이유는 그동안 조영남이 브라운관을 통해 보여줬던 모습과 대중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진실 사이 괴리감이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조영남은 각종 방송을 통해 붓을 잡고 그림 작업에 몰두해 왔던 모습을 종종 보여 왔다. 심지어 자신의 그림이 2천만 원을 호가한다고 고백한 이 또한 조영남 본인이다. 과거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라디오스타에 출연했던 조영남은 자신의 그림을 언급하며 내 작품은 2천만 원을 호가한다. 그림 선물은 결혼 선물로 주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뿐 안티라 지난 1월 방송됐던 KBS2 예능프로그램 ‘나를 돌아봐에서는 세배를 위해 자신을 찾은 쯔위와 잭슨에게 세뱃돈 대신 내가 전날 그림을 그렸는데 주겠다”며 자신이 그린 그림을 선물한 바 있다. 당시 조영남은 내가 죽게 될 경우 이 그림 값이 올라간다”고 자부하기까지 했다.

심지어 A씨가 화투 그림의 90%이상을 그렸다는 주장에 대해 조영남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한 작품에 90%를 그렸다는 것, 그것도 맞는 얘기고…. 어떤 작품은 그건 일리가 있는 얘기고. 이건 내가 그리기 어려운 걸 숙제 내줬다는 그런 뜻”이라는 답변은 더욱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아무리 화투 그림의 아이디어가 100% 자신에게서 나왔으며, A를 조수의 개념으로 고용했다고 하지만, 창의성을 구현시키는 것도 화가의 능력인 만큼 이 같은 조영남의 발언은 분노한 대중을 설득하기에 너무나도 부족했던 것이다.

심지어 논란이 일고 나서 조영남은 자신이 맡아왔던 모든 일에 대해 상대방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활동을 중단하는 무책임함 마저 보여주고 있다. 최유라와 함께 MBC 라디오 표준FM ‘지금은 라디오 시대를 진행해 왔던 조영남은 미술품 대작 논란에 휩싸이자 이른바 ‘잠수를 탔고, 방송 시간까지 조영남과 연락이 닿지 않아 갑작스럽게 임시 DJ 체제를 알리는 웃지 못 할 촌극이 벌어진 것이다. ‘지금은 라디오 시대에서 보여준 조영남의 모습은 과거 KBS2 ‘나를 돌아봐 제작발표회 당시 김수미와의 트러블로 인해 기분이 상한다는 이유로 돌연 하차를 선언하고 자리를 이탈했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번 대작논란은 연예계·미술계를 넘어 법조계에서도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조영남의 사례처럼 대작이 과연 윤리적인 것인지, 어디까지 예술로 허용돼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더 나아가 조영남이 대작 그림을 판매할 경우 사기죄 성립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대작논란의 소란스러움 속 조영남은 더 좋은 가수가 되고 더 좋은 그림을 그려야겠다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연 대중들은 더 이상 조영남이 선보이는 작품을 온전히 그만의 작품으로 인정할까.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