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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무서운 타자” 특타 자청한 김태균의 멀티히트
입력 2016-05-17 22:17 
한화의 김태균은 17일 포항 삼성전에서 멀티 히트를 기록했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포항) 이상철 기자] 17일 포항 한화-삼성전을 앞두고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벨레스터. 이날 퇴출 사실이 밝혀지면서 ‘아마도 다시 보기 힘든 외국인투수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떠난 이와 달리 남은 이 가운데 주목을 받은 건 한화의 4번타자 김태균이었다.
김태균은 지난 15일 광주 KIA전에서 4번의 득점 찬스를 놓치면서 비난의 화살을 받았다. 시즌 타율 0.268 득점권 타율 0.270 1홈런 15타점의 성적표는 기대에 걸맞지 않았다. 부진의 터널에서 좀처럼 빠져 나오지 못한 그는 집중포화 대상이 됐다. 팀도 4연패를 하며 아홉수(9승 26패)에 시달리는 터라, 부진한 간판타자에 대한 실망간은 더욱 컸다.
김태균도 이를 악물었다. 평소 홈런을 의식하지 않으나 끝내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노릇. 배팅 밸런스마저 흐트러졌다고 했다. 지난 4월 26일 마수걸이 홈런을 때린 뒤 그는 긴 숨을 들이마시며 분명 앞으로는 더 좋아질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그의 의지대로 야구는 되지 않았다.
김태균은 이날 포항구장에 남들보다 늦게 도착했다. 야구장 인근에서 특타를 실시했다. 누구의 지시도 아니었다. 자원했다. 지난 4월 9일 이후 38일 만에 원정 특타였다. 낯선 풍경이었다. 그만큼 그 역시 부진을 털어내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김광수 수석코치는 특별히 바뀐 것도 없다. 김태균은 1,2년차 선수도 아니다. 스스로 극복하려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태균은 이날 경기에도 4번타자로 라인업에 포함됐다. 3번과 5번 타순에 한 차례씩 배치되기도 했지만, 그는 한화 타선의 중심에 섰다. 그 믿음은 적어도 한화 코칭스태프는 변치 않았다. 김 수석코치는 한 마디를 더했다. 김태균이 현재 부진하다고 해서 상대가 얕잡아 볼까. 그렇지 않다. 여전히 상대에게 중압감을 주는 타자다.”
관심과 기대가 클수록 그에 따른 책임감도 커지는 법. 간판타자가 짊어져야 할 짐이자 걸어가야 할 숙명이다.
어느 때보다 배트를 휘두른 김태균은 이날 ‘타석에서 제 몫을 해줬다. 1회 2사 3루서 외야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4회와 6회 안타를 치더니 8회에도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모두 다 주자가 없는 가운데 활로를 열었다. 8회 대주자 김원석과 교체된 그의 이날 성적은 3타수 2안타 1볼넷.
1루 수비를 책임진 그는 실책도 없었다. 탈 없는 수비. 1회에는 무사 1루서 박한이의 타구를 1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 처리를 했다.

한결 살아날 기미를 보였지만 베이스러닝이 아쉬웠다. 김태균은 3번 출루했으나 1번도 홈을 밟지 못했다. 3회 무사 1,2루-6회 무사 1,2루-8회 1사 2루 등 득점권까지 진루했으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이 찬스들을 놓친 한화는 연장 승부까지 벌이다 패했다.
단, 그 역시 6회 미스 플레이로 공격을 일찍 끊었다. 1사 1,2루서 김경언의 타구가 중견수 배영섭이 다이빙 캐치로 아웃시켰다. 그러나 김태균은 뒤늦게 타구를 봤다. 이미 그때 그는 3루 베이스를 돌던 상황. 더블 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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