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금융 블루오션` 印尼 방카시장 협공
입력 2016-05-17 17:43  | 수정 2016-05-17 21:47
우리은행이 한화생명 등 국내 보험사들과 손잡고 동남아 지역 방카슈랑스 시장 공략에 나선다. 우리은행이 자사 해외 네트워크를 통해 국내 보험사 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인 우리소다라은행을 통해 이르면 올 하반기 한화생명의 보험상품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우리은행과 한화생명은 구체적으로 협의 중이며 지금은 상품 판매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은 상품 준비 작업을 이유로 내년 초 판매를 주장하고 있고, 우리은행은 시장 선점을 위해 최대한 판매 시기를 앞당기기를 원하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연말까지 최대 300개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서 판매할 상품을 찾는 과정에서 국내 보험사와 제휴해 관련 상품을 현지에서 판매하겠다는 전략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인수·합병(M&A)을 완료한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이 현지 방카슈랑스 인가를 가지고 있어 당장 판매에는 문제가 없다. 과거 합병 전 소다라은행이 유명 외국 보험사 상품을 판매한 적은 있지만 형식에 그쳐 실제 성과가 미미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한화생명 상품 판매를 통해 본격적으로 시장 확대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한화생명 인도네시아 법인은 2013년 10월 설립해 현재 8개 지점과 1200여 명의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다. 우리소다라은행을 통해 변액보험 등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섬이 많은 인도네시아는 비용상 문제로 지방에 지점을 설립하기 힘들다"며 "131개 영업점을 가진 소다라은행을 통한 판매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향후 한화생명은 소다라은행 직원들의 보험 판매 교육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소다라은행을 통한 손해보험 판매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 상품을 이용해 기업 대상 화재보험 판매를 노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베트남 방카슈랑스 시장 공략도 한화생명과의 협력을 주축으로 진행한다. 현재 우리은행은 베트남 내 호찌민과 하노이 2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고 이들 지점이 방카슈랑스 판매 인가가 있는 만큼 한화생명의 저축성 보험상품을 이곳에서 판매하겠다는 복안이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보험 신계약 기준 베트남 전체 보험사 중 8위를 기록할 정도로 해당 지역에서 자리를 잡은 상태다. 54개 지점에 1만2500여 명의 설계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은 기존 한화생명이 베트남에서 팔고 있는 저축성 상품 등을 은행에서도 판매할 계획이다. 손해보험의 경우 삼성화재의 화재보험 상품 등을 판매할 계획이다.
우리은행과 한화생명이 협력 사업을 펼치는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지역은 현재 생명보험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어 방카슈랑스 판매도 기대된다. 우리은행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생명보험 시장(수입보험료 기준) 규모는 2010년 53억달러(약 6조2200억원)에서 2014년 98억달러(약 11조5000억원)로 4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베트남 역시 같은 기간 비슷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한화생명으로선 이들 지역 방카슈랑스 시장에 아직 본격적으로 진출하지 않아 우리은행을 통한 판매가 이득이 될 전망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계열 보험사가 없고, 한화생명은 계열 은행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던 차에 서로의 필요가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해외 진출 지역 중 방카슈랑스 상품 경쟁력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 지역이 유망한 곳으로 분석됐다"며 "중국도 한화생명과의 협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박준형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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