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중소 증권사는 장사 잘했네
입력 2016-05-17 17:38 
대형 증권사들이 올 1분기에 증시 부진에 따른 위탁매매 수익 감소, 주가연계증권(ELS) 운용 손실 등으로 어닝 쇼크를 기록했지만 중소형 증권사들은 실적이 대폭 개선돼 주목된다. 이들은 기업금융(IB)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화금융(SF) 등 새로운 수익원에 집중해 '특화 전략'을 추진해온 증권사들이다.
17일 KB투자증권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21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은 160억원으로 35%나 늘었다. 1분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0.2%로 증권업종 예상 평균치인 6%를 크게 웃돌았다.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KB투자증권의 강점으로 꼽히는 IB부문 실적 호조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KB투자증권은 회사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부문에서 24.3% 점유율을 차지하며 시장 1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회사채 발행뿐만 아니라 스팩(SPAC) 신규 상장과 합병 상장 부문에서도 한 건씩 딜을 성사시켰다. IB뿐만 아니라 자산관리 부문에서도 고객 기반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작년 1분기 말 5조2000억원이었던 고객 자산은 올 1분기에는 11조2000억원까지 늘어나 214% 증가율을 보였다. KB투자증권 관계자는 "고객 자산 확대와 온라인 영업 활성화를 통한 브로커리지 점유율 개선으로 자산관리 부문에서 7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며 "신상품 개발을 담당한 상품운용 부문 역시 1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HMC투자증권은 올 1분기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14억원, 165억원이다. 교보증권의 1분기 영업이익은 2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2%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215억원으로 40.9% 늘었다. 두 증권사는 국내 부동산 부문에 집중된 대체 투자에서 벗어나 해외 부동산, 항공기, 사회간접자본(SOC) 등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하고 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투자는 시장 경쟁이 치열해 기대 수익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도 크다"며 "해외로 눈을 돌리면 항공기 SOC 등 큰 리스크를 지지 않고도 연 3%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자산들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부국증권은 자기매매 부문에서 60억원 이상 수익을 내면서 전년 대비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1분기 영업이익은 145억원, 순이익은 115억원을 기록했다. 자기매매란 고객 주문에 따라 거래하는 위탁매매와 달리 자기 책임하에 매매하는 자기자본 투자(PI) 등을 의미한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