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조영남 대작 의혹 수사에 진중권 “검찰 오버액션, 미술계 관행”
입력 2016-05-17 08:55  | 수정 2016-05-18 09:38

가수 겸 방송인 조영남(71)씨가 자신의 작품을 놓고 대작(代作) 의혹에 휩싸인 것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학교 교수가 검찰이 오버액션을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조씨 소속사와 갤러리 등 3곳을 대작 혐의로 압수수색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강원도 속초에서 활동하는 무명 화가 A씨(60)로부터 자신이 그려준 그림에 조씨가 약간 손을 본 뒤 자신이 그린 것처럼 전시·판매했다는 제보를 입수함에 따른 조치라고 덧붙였다.
대작 화가인 A씨는 화투 그림을 중심으로 조씨 작품의 90% 정도를 내가 그려주면 조씨가 나머지 10%를 덧칠하고 사인을 넣어 자신의 작품으로 발표했다”며 이런 방식으로 2009년부터 올 3월까지 300여 점의 그림을 조씨에게 그려줬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예술가로서 양심의 가책을 느껴 ‘그림을 그리지 못하겠다며 1년간 그림을 안 그려 준 적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A씨는 조씨 매니저와 작품을 두고 휴대전화 문자를 주고받았다고 주장하며 메시지 내용도 공개했다. 공개한 메시지에는 그림을 찍은 사진과 함께 ‘20호로 두개 부탁드리겠습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조영남씨의 매니저는 지인을 통해 알게 된 A씨에게 일부 그림을 맡긴 것은 사실이나 지난 3월 팔레 드 서울에서 연 개인전에 전시한 50점 중 6점에 지나지 않는다”며 A 씨의 도움을 받은 그림은 한 점도 판매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어 A씨가 밑그림에 기본적인 색칠을 해서 보내주면 다시 손을 봤다”며 개인전을 앞두고 일정이 많다 보니 욕심을 부린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대작 화가인 A씨가 1점당 10만원 안팎의 대가를 받고서 조씨에게 그려준 그림이 수백만원에 거래됐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조영남 대작 의혹과 관련한 사회적 관심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학교수 겸 비평가인 진중권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진 교수는 지난 16일 오후 트위터에 조영남 대작 사건. 재밌는 사건이네”라며 검찰에서 ‘사기죄로 수색에 들어갔는데, 오버액션입니다”라며 검찰의 수사를 비판했다.
그는 다소 이상하게 들릴지 몰라도, 개념미술과 팝아트 이후 작가는 컨셉만 제공하고 물리적 실행은 다른 이에게 맡기는 게 꽤 일반화한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컨셉을 제공한 사람이 조영남이라면 별 문제 없는 것이고, 그 컨셉을 다른 이가 제공한 것이라면 대작이다”라며 하지만 미술에 대한 대중의 과념은 고루하기에 여론재판으로 매장하기 딱 좋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진 교수는 욕을 하더라도 좀 알고 하자. 내가 문제 삼고 싶은 건 좀 다른 부분인데, 작품 하나에 공임이 10만원. 너무 짜다”며 다른 논점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한 이번 사건은 검찰이 나설 일이 아니라 미술계에서 논쟁으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며 원칙적으로 큰 문제는 없는데 세세하게 따지고 들어가면 애매하게 경계선 양 쪽에 걸리는 부분이 없진 않다. 복잡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디지털뉴스국 김예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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