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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가 높인 무게감, 코프랜드가 채운 자신감
입력 2016-05-17 06:04 
LG의 외인에이스 헨리 소사가 지난 11일 삼성전에서 8이닝 2실점 역투를 펼쳤다. 구위내용도 점점 좋아지고 있음을 드러내며 향후 등판서 기대감을 일으켰다. 사진=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황석조 기자] LG의 두 외인투수가 부진탈출의 신호탄을 쐈다. 헨리 소사(30)와 스캇 코프랜드(28)가 팀 선발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올 시즌 초부터 LG는 외인투수 관련 복합적인 고민을 안고 있었다. 첫 번째 고민은 검증된 외인이라 생각됐던 소사의 부진이다. 슬로스타터로 알려지긴 했지만 초반 부진이 예상보다 심했다. 지난달 1일 한화와의 개막전 6이닝 9피안타 4실점의 부진을 시작으로 이후 선발로 나선 6경기 동안 1승을 얻는데 그쳤다.
매 경기 5이닝 이상은 소화하며 꾸준한 이닝이터로서 면모는 보여줬지만 경기당 평균 8개 이상의 피안타는 에이스답지 않은 투구내용이었다. 한 순간에 크게 무너지는 경우가 잦았고 탈삼진 개수도 눈에 띄게 줄어버렸다.
두산과의 어린이날 매치업서도 선발로 등판했지만 유리한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는 등 진땀피칭을 펼쳤다. 양상문 감독 역시 경기 다음 날 소사가 팀 리드 상황 시 긴 이닝 소화를 의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경기 중) 마운드에 올라가 평소처럼 던지라고 주문했다”고 밝혔다.
두 번째 고민은 시즌 초부터 시작됐다. 소사 외에 나머지 한 명의 외인선수 영입과정이 지지부진해 팬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고민은 시즌 개막 후 며칠이 지나서 코프랜드가 영입되며 해결됐다.
그렇지만 첫 인상이 좋지 못했고 고민은 이어졌다. 지난달 22일 넥센과의 고척돔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지만 뭇매를 맞으며 우려를 자아냈다. 다음 등판이었던 26일 대구 삼성전에서도 5이닝을 넘기지 못했으며 5월8일 NC전에서도 7피안타 5실점하며 고개를 떨궜다. 전혀 위력적이지 않은 코프랜드의 구위는 긴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팬들에게 당혹스러운 일이었다.
특히 장점이라 불렸던 땅볼유도 능력이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한 반면 상대에게 볼넷을 많이 내줬다. 경기당 평균 5개 이상. 양상문 감독 또한 이를 공감했다. 그는 (코프랜드가) 다른 특별한 구위문제보다 볼넷이 많다. 스스로도 의아해하고 있다”며 볼넷을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가뜩이나 선발진 연쇄 난조를 보이고 있던 팀 상황에서 두 선수의 부진은 치명타였다. LG는 5월 이후 침체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헨리 소사(오른쪽)와 스캇 코프랜드가 각각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는 피칭을 해냈다. 관건은 기세를 향후 등판서 이어갈 수 있을지 여부다. 사진=MK스포츠 DB
고난이 길어질 찰나, 지난 주 의미 있는 결과가 일어났다. 소사와 코프랜드가 동반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것. 소사는 연패를 끊어냈다. 4연패 탈출의 특명을 받고 마운드에 나선 소사는 11일 잠실 삼성전에서 8이닝 동안 2실점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내용도 좋았다. 최고구속 159km에 달하는 강속구가 상대타자들 앞에서 춤을 췄다. 탈삼진도 올 시즌 개인 최다인 6개를 잡아냈다. 전력투구를 펼치며 위기 상황도 스스로 모면했다.
3일 뒤인 14일 코프랜드도 중요한 등판, 만족스러운 결과를 남겼다. SK를 상대로 5이닝 3실점하며 승리투수가 된 것. 단순 수치보다 아웃카운트 대다수를 땅볼로 이끌어내며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과시했다. 볼넷은 여전히 많았지만 완급조절이 빛나는 투구내용을 펼쳤다. 스스로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던 등판.
두 외인투수의 활약에 힘입어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LG 마운드는 숨통이 트이게 됐다. 소사는 에이스로서 실력을 입증하며 선발진에 무게감을 높였다. 토종에이스인 우규민이 완봉승 후 부진하는 시기 소사가 이닝소화, 탈삼진, 구위 측면에서 녹슬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한 것은 큰 성과였다.
코프랜드도 가능성을 선보였다. 홈구장 첫 등판서 특기를 뽐내며 국내무대에서의 시간과 기회가 더 필요했던 것임을 알렸다.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성적으로 이어진다면 LG 마운드에 상승세 동력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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