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자동차산업 의존도 높아지는 일본경제
입력 2016-05-16 17:23 

일본 제조업 출하액중 자동차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2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환율 영향을 크게 받는 자동차산업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로 이때문에 일본 산업·경제 전반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제일생명경제연구소 자료를 인용, 지난해 일본 자동차산업 출하액이 59조9000억엔(645조원)으로 제조업 전체 출하액의 20.2%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특정산업 비중이 2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전기산업이 최고 활황을 보인 지난 2000년 전기업계 출하액은 19.8%로 20%를 넘어서지 않았다.
지난 85년 13.6%였던 자동차산업 비중은 이후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2002년 당시 최대 제조업이었던 전기산업을 앞질렀고, 지난해 20%를 넘어섰다. 이에 따라 일본 산업과 경제가 자동차산업 ‘외다리타법에 의존해 울고 웃는 일이 반복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닛케이는 지적했다. 실제로 지난 4월 구마모토 강진으로 부품공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도요타 자동차 생산이 일시 중단되자 일본 전체 제조업 경기가 하방압력을 받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미쓰비시UFJ모건스탠리증권은 지난 4월 자동차 생산대수가 당초 계획보다 12% 감소하면서 광공업생산을 2% 가량 떨어뜨릴 것으로 분석했다. 수요 부진이 이어지면서 이날 일본은행(BOJ)가 발표한 4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 줄어들어 6년 5개월 만에 가장 큰폭으로 떨어졌다. 시장에서는 2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자동차 수요가 100억엔 발생했을 경우 파급효과는 296억엔(2012년 기준)에 달할 정도로 전후방효과가 크다. 게다가 이같은 파급효과는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자동차산업 연구개발비는 제조업 연구개발비 전체의 30%를 차지할 만큼 모든 산업을 통틀어 가장 활발하게 차세대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다. 특히 연료전지차(수소차) 전기차 무인차 등 자동차시장 패러다임을 바꿀 만큼 파급효과가 큰 연구가 실용화에 접어들고 있어 자동차 산업 집중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제조업에서 자동차산업 다음으로 비중이 큰 정보통신·화학 산업들이 전기장치·배터리 등 전기차에 필요한 부품 소재 공급을 크게 늘리고 있어 자동차산업 쏠림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산업이 환율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점은 경제전반에 약점이 될 수 있다. 일본 최대 자동차메이커 도요타가 올해 엔고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40%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을 만큼 자동차산업에 환율은 절대적인 변수다. 자동차산업 의존도가 커지면 이같은 변동성이 일본 경제를 뒤흔들 개연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도쿄 = 황형규 특파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