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최첨단 ‘원스탑 해양플랜트’ 성공에도 웃지 못하는 조선업계
입력 2016-05-16 17:03 

조선업계가 최악의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FLNG(부유식 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설비) 건조를 완료했다. 대우조선은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인 페트로나스로부터 지난 2012년 6월 수주했던 FLNG 건조를 마무리짓고 지난 14일 옥포조선소를 출발, 말레이시아로 출발시켰다고 16일 밝혔다.
이번에 건조된 FLNG는 ‘바다 위 천연가스공장이라고 불리며 해상에서 가스 채굴, 액화, 정제, 저장, 하역까지 가능한 최첨단 해양플랜트다. 이 설비는 길이 365m, 너비 60m 크기의 초대형 구조물로 면적은 축구장 3.6배에 달한다. LNG 저장용량은 우리나라 전체가 3일간 사용하는 양이다. 5월말 말레이시아 사라와크주 북서부 해역에 도착하면 5개월 간 설치 및 시운전을 거쳐 10월말부터 연간 최대 120만t 규모 LNG를 생산하게 된다.
해저에서 생산한 천연가스를 육상으로 이송해 저장하고 LNG운반선 하역시설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최소 20~30억달러의 투자비가 필요하다. FLNG는 이런 작업을 해상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다. FLNG는 자체 이동이 가능해 추가 가스전 개발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 최초로 FLNG 를 성공적으로 건조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이 분야에서 세계 1위 경쟁력을 인정받게 됐다.
그러나 속내를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게 현실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이 수주했다가 취소된 해양플랜트는 72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런 계약들은 중재·소송에 들어갔다. 어런 계약은 어떻게보면 불확실성이 해소된 셈이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인도가 연기된 해양플랜트는 159억달러 규모다. 수주량에만 집착해 무리한 수주경쟁에 나선 것이 부메랑이 된 것이다. 주요 해양플랜트들은 저가 수주, 잦은 설계변경 등에 따라 조선 3사에 막대한 손실을 야기했다.
FLNG 는 새로운 시장을 열었지만 저유가가 지속되자 저가 수주에 급급했던 조선사들에게 큰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 대우조선 측은 이번 FLNG 건조 과정에서 이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조선 측은 말레이시아 발주처가 자재 조달 등을 책임지도록 해 계약규모(8억달러)를 최소화하는 등 위험부담을 줄였다. 그러나 최초 시도이다보니 예측 못한 변수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다.
삼성중공업이 지난 2011년 셸로부터 수주한 호주 프릴루드 가스전 FLNG(30억달러)는 건조가 거의 마무리됐으나 인도를 7개월 연기하기로 지난달 결정됐다. 삼성중공업 측은 세계 최대규모로 진행하는 FLNG 인만큼 제작 완성도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인도를 늦춘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올해 9월 출항 예정인 FLNG는 내년 4월에 호주로 떠나게 된다. 삼성중공업이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로부터 수주한 FLNG(14억 7000만달러)는 인도시점이 2018년 초에서 2년 정도 연기될 전망이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이 셸로부터 수주한 호주 브라우즈 가스전 FLNG(47억달러)는 사업이 무기 연기되며 발주가 취소됐다. 현대중공업이 호주 스카보로 가스전 사업과 관련해 엑손모빌로부터 수주를 기대했던 20억달러 규모 FLNG사업 역시 무기 연기된 상태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의 해양플랜트 산업이 어려움을 겪게 된 것은 핵심 기술인력 부족과 원천 설계능력의 한계에서 발생했다”며 설계 기술인력의 인력을 더욱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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