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현대상선·한진해운 회사채, 폭탄 돌리기 경계령
입력 2016-05-16 16:33  | 수정 2016-05-17 00:08

자율협약을 신청한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회사채 가격이 급등락하고 단기 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몰리면서 ‘폭탄 돌리기 라는 경고목소리가 높다. 이들 기업이 최악의 경우 자율협약에 실패해 법정관리로 가게되면 원금의 10%도 건지기 어려워질수도 있어 투기적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상선186 회사채 가격은 전날대비 5.94% 급등한 553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13일 현대상선의 해운동맹 제외소식에 10.6% 급락했던 회사채 가격이 하루만에 6% 가까이 반등한 것이다. 한진해운 회사채 가격도 최근 널뛰기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4284원까지 떨어졌던 한진해운71-2 회사채는 16일 기준 5090원까지 올라 단기간에 20%가까운 상승률을 보였다.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자 투기적 매매수요가 두 해운사로 몰리고 있다. 현대상선186 회사채의 최근 3일간 평균 거래량은 50만주로 한달전 14만주에 비해 3배 이상 급증했다.
회사채를 매수하는 투자자들은 두 회사 자율협약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회사채 가격이 급등해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과거 동양 웅진 법정관리 사태에서도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저가에 회사채를 매입해 높은 차익을 얻은 바 있다.

그러나 채권단은 자율협약 신청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용선료 인하와 사채권자 채무 재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자칫 용선료 인하협상이 결렬되거나 사채권자 집회에서 채무재조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두 회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할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 한 회사채 시장 전문가는 해운업종 특성상 매각해서 현금을 회수할만한 자산이 많지 않다”며 두 회사가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면 동양 웅진 사례와 달리 회사채 투자자들이 건질 수 있는 돈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13일까지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공모 회사채 전수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개인투자자들은 현대상선 1400억원, 한진해운 1000억원 등 총 2400억원어치 회사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회사채 가격이 발행가격(1만원) 대비 50% 가량 하락해 개인투자자들이 1000억원 이상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며 향후 채무재조정이나 법정관리 신청시 손실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어 염려가 크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 / 김혜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