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통령 ‘골프 해금’ 선언에 세종시 인근 골프용품 매출 쑥
입력 2016-05-16 15:36  | 수정 2016-05-16 15:38

박근혜 대통령의 한마디에 골프용품 시장이 꿈틀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언론사 편집국장과 보도국장과의 오찬간담회에서 공직자들도 골프를 자유롭게 쳤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한 이후 세종시가 위치한 충청권의 골프용품 매출이 상승세를 띄고 있는 것이다.
16일 한 온라인쇼핑몰이 박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던 지난달 26일에서 이달 10일까지 골프용품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했다.
이 기간동안 세종시 인근의 충청남도 지역의 골프용품 매출은 55% 증가했으며, 바로 옆 충청북도 지역의 골프용품 매출 역시 54% 증가했다. 도 내 상권에 마땅한 골프용품을 살만한 대형쇼핑시설이 없는 제주도가 88% 증가폭으로 1위를 차지한데 이어, 공직자가 많이 거주하는 충청남·북도 지역의 골프용품 매출 증가폭이 2, 3위를 차지하며 골프용품 매출 전체를 견인했다.
이 기간 골프용품 매출이 늘어난 것은 연휴기간의 매출비중이 오히려 적은 온라인쇼핑몰의 특성을 감안할 때 큰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지난 6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함에 따라 나들이객이 증가한 가운데서도 골프 용품에 대한 소비는 늘었다는 것이다.

다만, 박 대통령의 골프 해금 발언이 아직 새로운 골프 수요를 창출하지는 못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골프를 치지 못하게 해서 움츠려왔던 기존 골퍼들이 온라인 쇼핑을 통해 골프의류나 골프공 등 소품을 저렴하게 구입한 반면, 새롭게 골프 클럽을 장만하는 주요 채널인 백화점에서는 오히려 세종시 인근의 매출이 평균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골프 관련 상품 매출은 전년대비 11.4% 증가해 전국 평균인 14.5%에 미치지 못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세종시 인근 백화점의 골프 용품 매출이 빠르게 올라오지 않는 것은 공무원들이 새로 골프를 시작하기에는 아직까지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다만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골프용품 매출이 증가하는 것을 감안하면, 백화점처럼 공개된 장소가 아닌 집에서 조용히 골프 재개를 준비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으로도 해석 가능하다”고 말했다.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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