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찰칵! 떠나지 말고 얼굴 남기세요"…경리단길의 변신
입력 2016-05-16 10:30  | 수정 2016-05-16 11:00
【 앵커멘트 】
서울 용산의 경리단길이 젊은이들의 명소로 유명해지면서, 오히려 원주민들은 치솟는 월세를 견디지 못하고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요.
한 사진작가가 이런 주민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서 벽화로 남긴다고 합니다.
윤범기 기자가 어떤 사연인지 들어봤습니다.


【 기자 】
대낮에도 연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서울의 경리단길.

카메라를 든 한 청년이 사진을 찍으며 경리단길을 올라옵니다.

물건을 고르는 손님부터, 거리에 벌려진 좌판까지.

평범한 주민들의 일상이 카메라에 담겨집니다.


사진 작가는 외국 생활을 하다 경리단길로 이사 온 25살 임수민 씨.

임 씨의 발길이 머문 곳은 경리단길 입구의 허름한 지하보도입니다.

▶ 스탠딩 : 윤범기 / 기자
- "해방촌에서 경리단길로 넘어가는 지하보도입니다. 그림과 낙서가 어지럽게 섞여서 혼란스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임 씨는 이 곳에 주민들의 얼굴로 벽화를 그리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른바 '젠트리피케이션'으로 마을을 떠나는 주민들을 기억하고, 거리 환경도 개선하기 위해서입니다.

▶ 인터뷰 : 임수민 / 거리 사진작가
- "제가 워낙 동네 분들 사진을 많이 찍으니까 경리단이라는 곳이 그냥 주말마다 커플들이 오고가는 그런 곳이 아니라 우리가 머무르는 곳이라는 주인의식이 생기지 않을까…."

이런 자연스런 모습들을 모아서 사진전도 개최했습니다.

"이건 제가 제일 좋아하는 사진 중에 하나인데 너무 카리스마 넘치지 않아요? 할머니가…."

서울 용산구는 임 씨의 사진으로 조성되는 거리 벽화가 경리단길 마을공동체 복원의 첫걸음이 될 거라고 강조했습니다.

MBN뉴스 윤범기입니다. [ bkman96@mk.co.kr ]
영상취재 : 최영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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