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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채팅창] ‘리딩히터’ 김문호, 화장실에서도 ‘타율관리 중’?
입력 2016-05-16 07:01 
그래픽=이주영 기자(tmet2314@maekyung.com)
[매경닷컴 MK스포츠 야구팀] 한주간의 그라운드에는 안타만큼이나 많은 말들이 쏟아진다.
10개 구단에서 한마디씩 모아 보는 ‘주간채팅창. 5월9일부터 15일까지 들었다.
▶ ‘우리 재환이는 소중하니까요
11일 문학구장 원정팀 더그아웃, 전날 연타석홈런으로 막판 대역전극을 이끈 ‘뜨거운 남자 김재환(두산)에게 취재진이 길게 몰리자 ‘캡틴 김재호가 상글상글 웃으며 청탁에 나섰다. 재환이 좀 쉬게 해주세요.” 어느새 ‘주장 특별관리 대상이 된 두산의 4번타자. 요즘 성적이 성적인지라.
▶ 선수단버스의 ‘분위기메이커는 승리
12일 잠실 LG전을 승리하면서 위닝시리즈를 가져간 삼성. 주말 대구 롯데전을 위해 귀향버스에 오르는 표정들이 밝았다. 이동일에는 이겨야 합니다.” 편안하고 쾌적한 ‘버스 분위기를 예약했음이 기쁜 운영팀 김용성대리. 15일까지 삼성의 ‘장거리버스 타는 날 성적은 5승3패다. 승률 5할이 버거운 올해 페이스 속에서 꽤 선전하고 있는 중.
▶ 지금은 ‘창민생각
11일 대전구장 원정팀 더그아웃. 트레이드를 통해 자기 자리를 찾은 선수들을 얘기하던 중 넥센에서 성공한 신재영처럼 NC에도 (임)창민이가 있다”는 말이 나왔다. 창민이라면 모창민도 있어서….” 무릎 수술 후 재활 중에 행여 잊힐세라 김경문감독(NC)이 직접 지분을 챙긴 모창민. 그도 SK에서 (20인외 특별지명으로) 유니폼을 바꿔 입은 선수다. 그러고 보면 ‘창민은 NC와 궁합이 좋은 이름.
▶ 아직도 내가 코치로 보이니?
10일 사직구장, 넥센 채태인이 조원우감독(롯데)에게 인사차 던진 질문이 삐끗했다. 코치님! 아니 감독님! 두산 어떻게 이겼어요?” ‘코치 아닌 조감독이 껄껄. 나 지금 한방 먹은 거니?” 적장의 멘탈을 들었다 놓은 ‘채천재지만, 이 호칭 실수 때문에 정작 질문의 대답은 못 들었다. 이틀전 선두 두산과의 3연전을 스윕한 올해의 유일한 팀 롯데의 비결을. 이후 넥센은 주말 두산 3연전을 모두 내줬으니 듣지 못한 대답이 왠지 아까울 수도?
▶ 마이 쉬었다 아이가
SK가 3연패를 끝낸 12일 문학 두산전에서 시즌 1호 홈런을 넘긴 최승준(SK). 다음날 잠실구장에서 오랜만의 홈런을 축하받자 쑥스러운 미소로 각오를 보였다. 이제 좀 쳐야죠.” 지난 2014년 10월11일 이후 무려 579일 만에 느낀 손맛. 예열이 좀 과했던 한방이다.

▶ 인터뷰는 괴로워
12일 대전구장 홈팀 더그아웃, 내내 긴장한 표정이었던 한화 김광수감독대행은 홍보팀 직원이 여기까지 하겠다”며 경기전 인터뷰를 마무리하자 비로소 얼굴이 풀렸다. 빨리 끊어줘서 고맙습니다.” 암울한 현실, 괴로운 질문과 맞서야 하는 2할대 승률 팀의 벤치는 ‘극한직업임이 분명하다.
▶ 솔직히 ‘야속했다규~
개막 한달반 동안 7차례 퀄리티스타트를 해내면서도 무승 중이었던 양현종(KIA)이 13일 한화전에서 드디어 시즌 첫 승을 따냈다. 4점이라는 큰 점수를 뽑아줘서 (타선이) 고맙습니다.” 그의 선발경기서 유독 짜디짠 득점 지원으로 ‘악명 높던 KIA 타선이 무려 에스밀 로저스에게 4점이나 뽑아줬다는 감사 인사인데, ‘투정 한 스푼이 들렸음은 기분 탓일까. 사실 조금 삐쳐있었대도 이해는 된다.
타격 1위를 달리고 있는 롯데 김문호는 절정의 타격감을 유지하기 위해 사소한 루틴까지 꼼꼼하게 챙기고 있는 중이다. 사진=옥영화 기자
▶ 징크스 관리 어디까지 해봤니
리그 유일의 ‘4할타자로 타격 1위를 질주 중인 롯데 김문호에겐 올시즌의 만개한 타격감이 더없이 소중하다. 애지중지 유지해야 할 페이스, 섬세하게 루틴을 지키면서 사소한 행동까지 조심하고 있다. 양말도 꼭 오른 발부터, 배팅장갑도 꼭 오른 손부터 낀다”는 김문호는 2번타자의 역할에 몰두하면서 더그아웃 옆의 화장실 소변기는 꼭 두 번째 것을 쓴다”고. 알고 보면 타석에서도, 타석 밖에서도 쉬지 않고 ‘타율관리 중이다.
▶ 살짝 배 아프지만, 인정!
개막 첫달 타율 0.280에 그쳤던 박용택(LG)이 15일까지 5월 타율 0.457을 때려내며 어느새 3할 중반 대까지 점프했다. 12일 잠실구장에서 상승세 타격감의 비결을 질문 받자제가 언제 못 친 적이 있었나요?” 과연 ‘7년연속 3할타자만이 할 수 있는 농담. 경험이 쌓이면서 슬럼프를 이겨내는 방법에 이런저런 노하우가 생겼다”고.
▶ 난 가끔 한국말을 해
알레르기성 비염 때문에 꽤 길게 고생했던 앤디 마르테(kt)가 최근 비염을 극복하고 타격감을 회복하면서 한껏 컨디션이 좋아졌다. 13일 마산구장의 kt 통역 김희준매니저는 마르테가 기분이 업 되니까 계속 한국말을 쓴다”고 증언. 다들 그런 친구 한명씩 있잖아요? 기분 좋으면 자꾸 영어가 튀어나오는.
▶ 날씨가 너무해
10일 사직구장, 경기감독관인 김재박 KBO 경기운영위원장은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 늦은 밤까지 비예보였고 빗줄기도 제법 거셌지만, 지난달 3일 우천취소 결정으로 KBO 징계를 받았던 그는 영 고민스런 모습이었다. 취소시켜도 뭐라 하고, 안 시켜도 뭐라 하고, 나도 미치겠어요.” 공교롭게도 징계 후 복귀한 김위원장의 담당 경기는 유독 궂은 날씨가 잦아 번번이 그를 시험에 들게 하는 중. 지난 3일에는 두 차례 우천 중단 후 강행했던 문학경기가 ‘무리수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10일 사직경기는 결국 취소됐다.
‘빗속의 고뇌 김재박 KBO 경기운영장이 10일 사직구장 경기 전, 비에 젖은 그라운드를 돌아보고 있다. 사진=안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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