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어버이날 친부 살해한 남매 "유치장 밥이 바깥 음식보다 낫다"
입력 2016-05-15 20:55 
어버이날 아버지를 살해한 40대 남매가 묵비권을 행사하며 경찰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서도 유치장 안에서는 동료 피의자와 대화하며 웃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경찰이 극비리에 실시한 현장검증에서 아버지가 숨겨놓은 통장과 집문서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15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비공개로 진행한 현장검증에서 아버지 A(76)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딸 B(47)씨와 아들 C(43)씨가 묵비권을 행사하며 수사에 진척을 보지 못했습니다.

대신 현장검증 과정에서 경찰의 추가 수색으로 아버지가 소파 밑에 숨겨놓은 통장과 집문서 등을 발견했습니다.


이 장면을 보고 B씨 남매는 화를 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씨 남매는 경찰 유치장 안에서 함께 수감된 동료 피의자들에게 "경찰이 우리의 돈을 빼앗으려고 한다"는 다소 허무맹랑한 주장을 한 것으로 미뤄 현장검증에서 화를 낸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아버지는 친척 등 주변인들에게 B씨 남매가 재산을 빼앗으려 한다는 진술이 나와 재산을 노린 범행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습니다.

B씨 남매는 또 "사식을 사 먹겠다"며 경찰에게 자신들 명의로 저금한 320만원을 찾아달라고 요구해, 경찰이 돈을 찾아다 주기도 했습니다.

유치장에서 아들 C씨는 경찰 조사에서는 화를 내고 묵비권을 행사하는 등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이면서도, 유치장에 수감되면 함께 갇힌 다른 범죄자와 대화하고 웃는 등 상식 밖의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음식이 제공되면 "유치장 밥이 바깥에서 먹는 음식보다 낫다"며 감탄하기도 했습니다.

아들은 "배는 고픈데 먹을 것이 없어 김을 물에 불려 먹기도 했다"며 "이곳은 밥이 잘 나와 밖에 있는 것보다 좋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경찰은 전했습니다.

또 "밖에서 이렇게 잘 먹었다면 '이명(耳鳴)'에 시달리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아들은 "범행을 저지르기 전 약을 수백 알 먹고 자살시도를 했다"고 언급, 이에 대해 경찰이 질문하기도 했지만, 화만 내고 진술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B씨 남매가 입을 열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 증거감식 결과 등이 나오면 오는 17일께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