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노모 카드로 자식이 흥청망청…'불효파산' 늘어나

【 앵커멘트 】
70대 할머니가 카드빚 4천5백만 원을 내지 못해 법원에 파산 신청을 했는데요.
그런데 알고 보니 카드를 쓴 사람은 다름 아닌 할머니의 자녀들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은 어땠을까요?
이혁근 기자입니다.


【 기자 】
뚜렷한 수입이 없었던 72살 오 모 할머니는 지난해 법원에 파산 신청을 냈습니다.

카드빚 4천5백만 원을 갚을 수가 없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런데 오 씨의 카드 사용 내역은 70대 노인의 소비라고 보기엔 이상한 점이 많았습니다.

피부과와 성형외과에서 미용 목적으로 큰돈을 쓰고, 백화점에서는 주로 젊은 여성 브랜드의 옷을 샀습니다.

다른 누군가가 돈을 쓰고, 할머니에게 떠넘긴 게 아닌지 의심이 드는 대목이었습니다.

그런데 할머니 아들이 면담 조사 때 외제차를 타고 오고, 카드 명세서에 자녀들의 세금 7백만 원을 내준 게 들통나면서 의문이 풀렸습니다.

결국 법원의 추궁에 할머니는 "아들과 딸이 내 카드를 대신 썼다."라고 털어놨습니다.

▶ 인터뷰(☎) : 최웅영 /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공보관
- "자녀의 사치스러운 생활을 위해, 부모가 자녀에게 과도하게 도움을 줘서 파산에 이르면 면책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 스탠딩 : 이혁근 / 기자
- "자녀가 쓴 빚을 대신 끌어안으려는 이른바 '불효파산'이 늘어나면서, 법원 역시 앞으로 잘못된 자식 사랑에 대해선 엄중한 판단을 내릴 방침입니다."

MBN뉴스 이혁근입니다. [ root@mbn.co.kr ]

영상취재 : 김회종 기자
영상편집 : 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