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개탄스런 미국…흑인 소년 살해 권총 경매호가 760억원
입력 2016-05-15 18:05  | 수정 2016-05-16 07:46

비무장 10대 미국 흑인 소년을 살해한 자경단원의 권총에 대한 경매 호가가 우리 돈 761억4750만 원(6500만 달러)까지 치솟자 미국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종차별적 발언을 일삼는 사실상 미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인기몰이를 하는 사회적 현상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속에 ‘개탄스런 미국의 현실을 보여준다는 자조섞인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몸싸움 중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을 살해할 때 히스패닉 자경단원 조지 지머먼이 사용한 9㎜ 구경 켈텍 PF-9 권총이 이날 오전 경매 호가에서 6500만 달러를 찍었다. 최초 경매 시작 가격은 5000 달러였다. 지머먼은 ‘마틴의 야만적인 공격을 막고 나를 지키기 위해 사용한 총이라며 한 총기거래 웹사이트에 이 권총을 매물로 올렸다.
‘인종차별주의자 맥슛페이스라는 계정을 사용하는 이가 6500만 달러를 불렀고, ‘도널드 트럼프라는 이름과 함께 지난 2014년 모형권총을 가지고 놀다가 경찰에 피살된 흑인 소년 ‘타미르 라이스의 이름을 사용한 계정도 경매에 등장했다.

외신들은 엄청난 경매 호가를 부른 이 계정을 모두 가짜로 추정했다.
애초 지난 12일 오전 11시부터 경매를 시작할 예정이던 ‘건브로커닷컴이 경매를 중단하자 ‘유나이티드건그룹이란 단체가 홈페이지에서 대신 개최했다. 하지만 이같은 경매 사실이 알려지자 유나이티드건 그룹은 즉시 비판에 휩싸였다. ‘유나이티드건그룹은 트위터를 통해 마틴의 유족에게 사과의 뜻을 밝혔다. ‘건브로커닷컴은 지머먼이 회사 관계자 누구와도 매물 관련 상의를 하지 않았다며 뒤로 완전히 물러났다.
백인 경찰의 총격에 숨진 다른 흑인 청년의 어머니인 루시 맥베스는 이번 경매 사건을 두고 인간 가치의 결핍을 느끼는 개탄스러운 장면”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사건 직후 2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지머먼은 이듬해 플로리다 주 대배심의 정당방위 인정 판결로 무죄 평결을 받고 풀려났다. 당시 미 법무부는 그에게 연방 민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려 했지만, 인종적 적대감에서 살인을 저질렀다는 증거를 찾지 못해 결국 기소를 포기했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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