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제네시스 EQ900 받으려면 두 달 대기"…"그래도 OK"
입력 2016-05-15 18:04  | 수정 2016-05-16 16:21

제네시스 EQ900가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계약 2만7000대를 돌파했다. 폭발하는 계약 대수 때문에 차량을 인도 받을 때 까지 평균 두달을 기다려야 하는데도 계약 해지율이 일반 차량의 절반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EQ900가 프리미엄 자동차로서 갖는 높은 상품성과 그에 걸맞는 프리미엄 서비스가 높은 고객 충성도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해 11월 사전 계약을 시작한 이래로 4월까지 제네시스 EQ900 누적 계약이 2만7000대를 넘어섰다고 15일 밝혔다. 론칭 후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올해 글로벌 판매 목표인 2만대를 이미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12월 출고 개시 이래 5개월 째인 현재까지 고객에게 약 1만대 이상 인도됐으나 아직 1만6000여대가 넘는 대기 물량이 남아 있다. EQ900를 생산하는 울산 5공장은 밤낮 없이 생산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자동차는 EQ900의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는 선전에 지난 1월 노사 협의를 통해 생산물량을 연간 3만2000대로 늘리기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최대 10개월까지 치솟았던 대기기간을 절반 넘게 줄였으나 여전히 계약 시점부터 인도까지 평균 2개월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인기 모델이라도 통상적으로 계약 후 인도까지 기간이 1개월 안팎이라는 점을 고려했을 고객 대기 시간이 꽤 긴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객 불만이 쏟아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계약 해지율은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매일경제신문사가 입수한 ‘2016년 EQ900 계약·해지 현황 자료에 따르면 1월부터 4월까지 계약은 1만1634건인데 비해 총 계약 해지는 361건에 불과했다. 월 평균 계약 해지율은 3.1%로 자연 발생 계약 해지율인 7~8%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처럼 낮은 고객 이탈률에는 EQ900 전용 프리미엄 서비스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제네시스 브랜드의 분석이다. 판매현장 영업사원 98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높은 고객 충성도의 원인으로 고객관리 프로그램인 ‘아너스 지(Honors G)를 꼽은 응답자가 33%로 가장 많았다.
아너스 지는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브랜드 전용 고객서비스 프로그램이다. BMW, 벤츠, 아우디 등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7시리즈, S클래스, A8 등 최고급 차 고객 전용 서비스로 고객 충성도를 높여 왔다. 일례로 BMW는 7시리즈 고객 대상 프리미엄 멤버십인 ‘BMW 엑설런스 클럽을 통해 드라이빙 스킬 교육, 최고급 레스토랑 양식 코스 등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네시스 역시 고급 브랜드로 론칭한 만큼 그에 상응하는 고객 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고객이 원하는 장소와 시간에 차량을 전달하는 ‘프라이빗 딜리버리는 가장 인기가 높은 서비스다. 전담 기사가 안전하게 차량을 전달하고, 카마스터가 차의 기능과 특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준다. 최근 900번째로 프라이빗 딜리버리 서비스를 신청한 고객 심재현 씨(54, 치과의사)는 국내에 이러한 서비스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신선했다”며 진짜 VIP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좋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별도의 전용 고객센터인 ‘아너스 지 컨시어지, 출고 이후 두 차례 전문 엔지니어가 방문해 차량을 점검해주는 ‘아너스 지 인텔리전트 카케어 서비스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달 1일에는 제주 표선에 위치한 해비치 호텔에 EQ900 고객 전용 객실을 마련했다. 최초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2박과 전용 라운지 서비스를 함께 제공한다.
지난 해 EQ900를 출시한 제네시스 브랜드는 하반기 G80를 선보이고, 2020년까지 총 6개 모델 라인업을 완성할 예정이다. 차종이 추가됨에 따라 프리미엄 서비스를 늘려 간다는 것이 제네시스 브랜드 계획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EQ900를 구매하는 고객들의 차별화 욕구를 프리미엄 서비스를 통해 어느정도 만족시킨 것으로 보인다”라며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는 차량의 상품성뿐만 아니라 고객 관리 서비스, 입소문 등이 종합돼서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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