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주식 적립식으로 투자하라더니…
입력 2016-05-15 17:47  | 수정 2016-05-15 19:34
한때 재테크의 대명사였던 적립식펀드의 인기가 갈수록 시들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주식형펀드를 적립식으로 가입하는 비중이 최근 크게 줄었다.
1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전체 펀드 판매액 약 430조원 중 적립식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1.19%다. 펀드가 큰 인기를 끌었던 2008년 말 21.66%와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 수준이다. 2012년 적립식펀드 비중이 20%를 밑돈 이후 매년 하락세다.
특히 적립식펀드 중 주식형펀드의 판매 부진이 두드러진다. 2013년 말 적립식펀드에서 78.11%를 차지했던 주식형펀드는 2년여 만에 63.7%까지 감소했다. 혼합주식형펀드도 같은 기간 비중이 0.41% 축소됐다.
반면 주식형의 빈자리를 혼합채권·채권형 적립식펀드가 메우고 있다. 혼합채권형의 경우 2013년 말 3.32%에 불과했던 비중이 올해 2월 말 현재 12.04%까지 확대됐다. 채권형 역시 같은 기간 4.78%에서 9.75%로 늘어났다. 금액 규모도 혼합채권형은 2013년 말 1조6000억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5조8000억원까지 커졌다.

적립식 주식형펀드 부진은 거치식에 비해 더 나은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게 주요 원인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신영밸류고배당'의 경우 최근 1년 수익률이 거치식은 3.22%지만 적립식은 2.98%다. 또 '메리츠코리아'는 같은 기간 거치식이 -0.59%인 반면 적립식은 -6.79%를 기록했다. 적립식은 매달 10일 30만원씩 납입했을 경우를 가정했다.
또 국내 증시가 수년간 박스권을 횡보하면서 주식형펀드에 오랫동안 투자할 매력이 떨어진 것도 이유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꾸준히 돈을 납입해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증시가 저점일 때 펀드에 목돈을 넣은 후 고점에서 환매하는 게 더 낫다고 보는 투자자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채종원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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