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군기지 평택이전, 한국 근로자 수천명 해고 위기 '발 동동'
입력 2016-05-15 13:40 
미군기지 평택이전/사진=연합뉴스
미군기지 평택이전, 한국 근로자 수천명 해고 위기 '발 동동'



경기북부 미 2사단과 용산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됨에 따라 미군기지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대규모 실직을 우려하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정부 캠프 레드클라우드(CRC) 등 복수의 부대가 평택으로 이전하면서 대규모 인원 감축이 예상되지만 미군 측은 아직 인원 재배치와 감축 계획에 대해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어 근로자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전국 주한미군 한국인 노동조합 관계자는 15일 "수천명이 해고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데 미군 측은 이에 대한 대책은 물론 아무 설명조차 하고 있지 않다"며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런 방침에 따라 주한미군 한국인 노조는 지난 12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의정부 CRC 후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고 21일 오후 1시 서울 용산전쟁기념관 앞에서 생존권 사수를 위한 궐기 대회를 열 예정입니다.


조합에 따르면 의정부 등 경기북부 지역의 미2사단과 용산 미군기지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는 약 5천명으로, 기지 시설관리부터 미군 관련 소식을 홍보하는 공보관까지 다양한 역할을 합니다.

부대가 이전되면 한국인 근로자들이 일하는 여러 부서들도 통폐합되면서 대규모 감원 등 구조조정이 예상됩니다.

조합 관계자는 "예컨대 A 부대와 B 부대 시설 청소 부서에 각각 10명이 있다면, 두 부대가 합쳐지면 구조조정이 이뤄진다"며 "지금까지 미군 부대의 부서 통폐합 전례로 보면 20명중 많아 봐야 12명 정도만 남고 나머지는 해고되거나 전혀 다른 부서로 보내질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어 "현재 평택 미군부대에서도 이전을 대비해 자체적으로 한국인 근로자를 뽑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는데 이는 기존에 일하던 직원들의 설 자리가 더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며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조합은 기지 이전으로 5천여명의 근로자 중 절반 이상은 구조조정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근로자들이 이처럼 불안에 떨고 있지만 미군 측은 규정을 내세우며 근로자에게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한 미군부대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한국의 근로기준법 대신 '주한미군 인사규정'을 따릅니다. 인사 규정에 의하면 고용주인 미군 측은 한국인 근로자의 고용 종료, 보직 이전 등에 대해 6개월 전에만 통보(Notice)하면 됩니다.

이에 대해 조합 관계자는 "미군 기지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창 자녀를 키우는 중ㆍ장년층인데 갑자기 6개월 후에 나가라고 하면 앞길이 막막해 진다"고 말했습니다.


주한미군 평택기지 이전 사업은 미군의 주둔기지 재배치 전략과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용산 미군기지와 경기북부 지역에 주둔한 미 2사단을 평택 험프리 기지로 이전하는 사업입니다.

당초 2016년 말까지 이전 완료를 목표로 했지만 공사 업체 부도 등 여러 문제가 발생해 2017까지 이전 사업이 늦춰질 전망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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