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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더비|후반 불꽃 일으킨 수원FC 조덕제식 충격요법
입력 2016-05-14 20:11 
전반전을 마치고 충격요법을 가한 수원FC 조덕제 감독. 역전승의 결과로 이어졌다면 좋았겠지만, 내용만 바꾸는 데 그쳤다. 사진(수원)=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수원) 윤진만 기자] 14일 수원더비는 전후반 색깔이 확연히 달랐다.
전반에는 권창훈 염기훈 산토스를 앞세운 수원삼성이 주도했다. 26분 김건희의 왼쪽 크로스에 이은 산토스의 선제골로 기선도 잡았다. 반면 수원FC는 발걸음이 더뎠다. 실수도 잦았다. 애초 수원 ‘원조구단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던 걸까. 전반이 끝나고 선수들은 고개를 떨군 채 라커룸으로 향했다.
수원FC 공격수 김병오는 저희가 준비한 건 아래에서부터 잘 푸는 플레이다. 생각보다 상대 압박이 강했다. 그래서 롱 킥을 많이 하고, 볼 소유를 못 했다. 수적으로 밀리는 느낌이었다. 원정 서포터즈의 응원에도 움츠러들었다. 기 싸움에서 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반을 평했다.

라커룸에서 ‘불꽃이 여러 번 튀었다. 수원FC 조덕제 감독은 ‘이대론 안되겠다 싶어 선수들에게 충격 요법을 가했다. 꾸중을 하고, 상대와 어떤 부분에서 차이가 나는지 얘기했다. 일부 선수에겐 ‘이런 식으로 경기를 하면 더비의 의미가 없지 않느냐, ‘이런 걸 축구라고 생각 안 한다, ‘몸싸움 좀 하라고 호통쳤다. 채찍만 든 것은 아니다. ‘더 자신 있게, 후회 없이 하라고 힘을 북돋웠다.
후반 초반부터 효과가 나타났다. 한 발 더 뛰며, 한 번 더 공을 빼앗았다. 집중력이 살아나자 경기력도 180도 달라졌다. 교체투입된 이승렬이 활개를 치며 수원삼성 수비벽에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26분 김병오가 구자룡의 실책을 놓치지 않고, 빠른 돌파에 이은 슈팅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오군지미의 슈팅들이 골대에 맞고, 하늘로 솟구치지 않았다면 역전도 가능했다.
조 감독은 후반에는 경기다운 경기를 해준 것 같다. 관중들이 환호할 수 있는 경기를 한 게 위안”이라며 1-2 패배에도 흡족해했다. 김병오는 다음 더비에는 더 잘할 거라 생각한다. 질 거란 생각이 안 든다”며 복수심에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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