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400원 더 내고 여전히 서서 가요"
입력 2016-05-12 19:40  | 수정 2016-05-12 20:38
【 앵커멘트 】
2년 전 세월호 사고 이후 안전불감증을 해소하겠다며 많은 정책들이 쏟아졌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로 고속도로를 달리는 광역버스의 입석을 금지하기도 했었는데요, 과연 잘 지켜지고 있을까요?
이병주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지난 2014년, 정부는 승객 안전을 위해 광역버스의 입석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선언하고,

지난해에는 버스를 늘린다며 요금도 400원 올렸습니다.

이제 고속도로를 쌩쌩달리는 버스에서 서서 가는 승객은 사라졌을까?

출근시간 경기도 분당에서 서울로 가는 광역버스 정류장입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버스에서 앉아서 가려는 승객들이 몰리면서 정류장에서부터 인근 아파트단지까지 길게 줄이 늘어섰습니다."

서울과 경기를 오가는 버스에 서서 탄 승객들은 여전하고, 출입문 바로 앞까지 입석 승객이 가득 타기도 합니다.

▶ 인터뷰 : 조병준 / 경기 성남 분당구
- "정류장 중에서 약간 뒤쪽에 있는 편이니까 사람들이 차있으면 항상 서서 가려고…."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 안에서 시민들의 안전을 지켜주는 건 결국 손잡이 하나 뿐입니다.

▶ 인터뷰(☎) : 강경석 / 교통안전공단 과장
- "앉아있을 때는 안전벨트나 앞좌석 등받이로 인해서 충격을 완화할 수 있지만, 서 있는 경우에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장치가 없고…."

입석을 전면 금지하겠다던 정부는 시민들의 원성에 두 손을 들었고,

▶ 인터뷰(☎) : 경기도 관계자
- "시행을 하려다가 못한 걸로 알고 있어요. 단속은 저희가 할 수 있는 권한이 전혀 없습니다."

버스회사도 한 푼이라도 더 벌자니 위험하단걸 알면서도 강한 제지를 하지 못합니다.


▶ 인터뷰 : 버스회사 관계자
- "정부에서 무조건 입석률만 낮추라고 하니까. 손해죠, 엄청 손해죠."

버스요금은 올랐지만, 늘어난 버스는 목표치의 절반 가량인 250여 대에 불과합니다.

입석을 없애기엔 턱없이 부족한 수입니다.

아직도 시속 100km 달리는 경기 광역버스는 매일 아침 수 천 명의 승객을 입석으로 태운 채 달리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라웅비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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