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알고탑시다] 드라이브가드, ‘타이어 삼재(三災)’ 물리치고 ‘안식’을 주다
입력 2016-05-12 17:35 

자! 출발하기 전 타이어에 펑크를 내겠습니다”
브리지스톤타이어 직원의 말과 함께 곧바로 윙~”소리가 나며 전동 드릴이 그랜저 조수석 쪽 타이어 옆면(사이드월)을 파고들다가 멈췄다. 사이드월이 뚫리면서 공기압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트레드가 아닌 사이드월이 손상된 타이어는 사고 위험이 높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
곧이어 황당(?)한 주문이 이어졌다. 타이어가 펑크나 공기압이 제로가 된 그랜저를 타고 일반도로도 아닌 서킷을 돌라는 것이다. 펑크 난 타이어를 달고 도로를 달릴 땐 급격한 쏠림 현상이 발생해 전복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 사고가 나지 않더라도 비싼 휠이 망가진다.
게다가 테스트 현장인 서킷에는 비까지 내려 수막현상까지 발생할 위험이 높았다. ‘비+펑크+서킷이라는 악재가 겹쳤다. 말 그대로 사고나기 딱 좋은 삼재(三災)다.
실제로 고속도로 교통사고 사망사고 중 15%는 타이어 펑크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비 오는 날 교통사고 치사율은 맑은 날보다 1.4배나 높게 나왔다. 이는 젖은 노면에서 타이어의 접지력이 떨어져 제동거리가 길어지기 때문이다.

비오는 날 타이어가 펑크 난 차를 타고 서킷을 달리라는 것은 목숨을 걸라는 얘기인 셈이다.
이 목숨(?) 건 타이어 행사는 브리지스톤타이어세일즈코리아(대표 신구 진)이 지난 10일 인제스피디움(강원도 인제) 서킷에서 진행했다. 신개념 런플랫 타이어 ‘드라이브가드 테스트를 위해서다.
런플랫 타이어는 브리지스톤이 타이어를 스스로 교체하기 어려운 장애인을 위해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후 펑크가 난 상태로 일정 거리를 주행할 수 있어 사고 위험을 줄여준다는 효과가 알려지면서 안전한 타이어의 대명사가 됐다.
런플랫 타이어가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가격이 비싼데다 승차감이 딱딱하다. 런플랫 타이어는 공기압이 없는 상태에서 차량을 지탱하며 회전하기 때문에 사이드월을 보강해야 한다. 이 때문에 무거워지고 승차감이 떨어진다.
드라이브가드는 런플랫 타이어의 단점인 승차감을 컴포트 타이어 수준으로 부드럽게 만든 하이브리드 제품이다. 컴포트 런플랫 타이어인 셈이다. 전용 휠에 장착해야 하는 다른 런플랫 타이어와 달리 타이어공기압경고시스템(TPMS)을 갖춘 승용차의 휠에는 모두 달 수 있다.
브리지스톤은 안전성과 승차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드라이브가드 성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구멍을 뚫고 서킷을 질주하는 이벤트를 마련한 것이다.
펑크 난 드라이브가드를 장착한 그랜저에 타고 서킷에 저속으로 진입할 때는 휠과 타이어가 부딪히는 소리가 자그마하게 들렸다. 그러나 일반 타이어가 펑크났을 때 발생하는 휠이 깨지는 소리는 아니었다. 스티어링휠도 떨리지 않고 안정적이었다.
서킷에 들어서 시속 50km로 속도를 높이자 휠과 타이어가 부딪히는 소리는 사라졌다. 타이어공기압경고시스템이 계기판을 통해 공기압이 낮다는 경고를 하지 않았다면 펑크난 사실을 모를 정도였다.
일반적으로 타이어가 펑크났을 때 목숨을 걸어야 하는 코너 구간에서도 안정적이었다. 직선 구간에서는 시속 80km를 넘어 100km까지 도달했지만 흔들림 없이 질주했다.
드라이브가드가 지닌 런플랫 타이어 성능을 그랜저로 체험한 뒤 승차감을 확인하기 위해 닛산 알티마로 갈아탔다. 알티마 한대에는 H사의 일반 타이어, 다른 한 대에는 드라이브가드가 장착됐다.
두 대를 번갈아 타고 시속 40km로 요철구간을 통과했다. 일반적인 런플랫 타이어라면 요철에서 요동이 더 심하고 승차감도 딱딱했겠지만 드라이브가드는 H사 타이어와 비슷했다. 요철 구간을 통과했을 때 H사 타이어가 상대적으로 요동이 좀 더 적은 것처럼 느껴졌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았다. 제동 성능도 엇비슷했다.
장애물(라바콘) 사이를 지그재그로 질주하는 슬라럼 구간에서도 두 제품은 비슷한 성능을 보여줬다. 드라이브가드는 일반 타이어에 맞먹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다른 런플랫 타이어보다는 더 부드러운 승차감을 제공했다.
차상대 브리지스톤 상품총괄·기획팀장은 이에 대해 드라이브가드는 사이드월에 만든 돌기가 열을 냉각시키는 쿨링핀 기술을 통해 펑크가 나도 열과 마찰을 재분배해 공기압이 빠진 상태에서도 안전하게 달릴 수 있게 해준다”며 차 하중 때문에 발생하는 수직 강성을 일반 타이어 수준으로 줄여 승차감도 향상했고 비대칭 트레드 패턴과 실리카가 풍부한 화합물로 제동 성능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인제 = 디지털뉴스국 최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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