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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블루칩인터뷰] ‘SNL7’ 한재석, 배우로서의 ‘도약’은 지금부터
입력 2016-05-12 14:03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얼굴은 낯선데 자꾸만 시선을 끄는 이들이 있다. 누군지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계의 ‘떡잎들을 소개하는 코너. 드라마 세 작품 이하 혹은 공백기가 3년 이상인 신인 배우들과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본다. ‘당신, 왜 이제야 나타났죠?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tvN ‘SNL코리아의 시즌5로 데뷔해서 시즌7까지 크루로 활동 중인 배우 한재석입니다. 제게 ‘SNL코리아는 어떤 작품이냐고요? 정말 아르바이트 하면서 오디션 보던 저를 ‘쓱 올려준 고마운 작품이죠. 정말 만나는 분들도, 배우는 것도 무궁무진한 프로그램이에요. 애틋할 수 밖에 없죠. 언젠가 제가 메인 호스트가 딱 문을 열고 나오는 그 자리에 서 있는다면, 정말 멋있지 않을까요? 그런 날, 언젠가는 올 수 있겠죠.(웃음)



◇ 지금까지 저를 일으켜 세워준 ‘SNL코리아

2014년 3월1일 시즌5로 데뷔해서 벌써 시즌7까지 왔어요. 제가 ‘SNL코리아에 합류하게 된 건 2013년에 뭘 준비해도 다 안 될 때였거든요. 마침 그 때 ‘SNL코리아의 첫 공개오디션이 열렸어요. 지인이 그걸 보러 가자고 하더라고요. 제가 절박했나 봐요. 시키는 거 정말 다 했어요.(웃음) 즉흥 연기만 10개 넘게 한 것 같은데. 작가님 끌고 와서 춤까지 췄다니까요.(웃음)

그렇게 오디션을 봤는데 될 줄은 몰랐죠. 우여곡절 끝에 ‘SNL코리아에 입성한 후엔 정말 매 회 마다 스타들과 함께 했어요. 아이돌부터 예능인, 배우 할 것 없이 오시죠. 속으로는 사실 ‘와, 저 유명한 분이 이런 생각 많이 하지만 겉으론 안 그런 척 해요.(웃음) 가장 깜짝 놀란 분은 윤도현 선배님! 제가 정말 팬이거든요. 오셨을 때 진짜 심장이 ‘쿵쾅쿵쾅. 노래를 부르시는데 제 애창곡들을 다 불러주시는데, 크으. 정말 전 ‘성공한 덕후라니까요.(웃음)

스케줄이 힘들진 않느냐고요? 아무래도 생방송이다보니까요. 그리고 ‘SNL코리아는 일정한 포맷이 있는 게 아니라 매주 새로운 코너들을 만들어야 하는 거잖아요. 작가님들이 힘들죠. 저희도 그걸 우리끼리 수정을 하는데, 그런 작업들이 신경이 많이 쓰이죠. 최고참 선배님부터 막내인 저까지 대본 붙들고 ‘이게 논리적으로 맞나 ‘현실적으로 재밌나 이런 고민들을 많이 해요.

사진=이현지 기자


생방송 당일에는 아침 10부터 회의를 하고 준비를 해요. 수정사항이 많이 발생하고, 배역이 직전에 바뀌기도 하죠. 이런 ‘SNL코리아의 유동성이 많이 소문이 났나 봐요. 때로는 ‘SNL코리아 출신이란 말이 부담스럽기도 한 게, 제가 광고 촬영을 가도 ‘애드리브 10개 딸게요 이러신다니까요.(웃음)


◇ 잘생긴 개그맨이라고요? 언젠간 배우란 걸 알아주시겠죠

‘SNL코리아 오디션을 볼 때 1차 오디션을 붙고 나서 이런 저런 생각을 했지만, 일단 ‘되고 생각하자라는 걸로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어떤 게 되면 그게 다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된 것 아니겠어요. 주변에서도 제게 도움이 될 거라고 용기를 북돋아주셨죠. 그렇게 시작한 ‘SNL코리아 덕분에 지금의 소속사도 만나게 됐고요, 조금이나마 저를 알아봐주시는 분들도 생겼고, 돈도 조금씩 벌게 됐어요.(웃음)

전에 조연출 누나랑 이런 얘기를 했어요. 나중에 잘 되면 호스트가 들어오는 문으로 딱 나오고 싶다고요. 어쩔 수 없는 애착이 있는 프로그램이죠. 제일 중요한 건 ‘SNL코리아를 하면서 연기가 정말 많이 늘었다는 거예요. 사실 학교를 다닐 때에만 해도 진지한 정극만 했어요. 하지만 ‘SNL코리아를 하면서 연기의 패턴이 다양해졌고, 진지한 연기 중에서도 다른 결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힘이 생겼어요. 전엔 옆에 볼 수 없게 눈을 가려놓은 ‘경주마 같았다면 이젠 시야가 넓어진 ‘야생마가 된 거죠.

사진=이현지 기자


전에 TV에서 ‘SNL코리아 크루 생활을 하셨던 고경표 선배님께서 그런 말을 하셨잖아요. ‘잘생긴 개그맨으로 사람들이 봤다고. 어쩔 수 없이 그런 건 생기죠. 전 제가 풀어야 하는 숙제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다른 작품에서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보는 분들도 ‘웃긴 것도 잘 했는데 이런 것도 잘 하네?란 생각을 해주지 않을까요? 아직 저도 제가 어떤 연기를 잘 하는지 모르니까 더 많은 분야에 도전해서 이런 저런 연기들을 해나가고 싶어요.


◇ 저의 첫 정극 ‘너를 노린다와 첫 연극 ‘우리가 처음 사랑했던 소년

‘SNL코리아 하기 전에는 회사가 없어서 오디션 기회가 그만큼 많지 않았어요. 그러다 소속사 들어오고 제 첫 정극인 드라마 ‘너를 노린다에 들어가게 됐죠. 아직도 많이 생각나는 게 첫 대본 리딩 날 감독님께서 류덕환, 권율 선배님 다 계시는 자리에서 ‘이 친구를 보자마자 박정우 역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캐스팅을 하게 됐으니 주목해달라고 소개를 직접 해주시더라고요. 정말 감사했어요.

저와 많이 붙었던 진윤서 역의 오아연 씨와 정말 고민을 많이 했죠. 대사가 많은 신을 앞두고는 따로 제가 연락을 해서 전체 리딩도 같이 못 맞춰봤는데 만나서 해보자고 했어요. 서로 신인이고, 욕심도 많았기 때문에 남들이 봤을 때에는 ‘짧은 신일지는 몰라도 따로 연습을 하고 정성을 들였어요. 연기적으로도 대화도 많이 해서 그 신이 잘 살았던 것 같아요.

사진=이현지 기자


제가 ‘SNL코리아를 하면서 선배님들께 배운 게 ‘차곡차곡 잘 쌓아놔야 제때에 딱 터진다는 거였어요. 저는 아직 신인이기 때문에 주연을 받쳐줘야 하는 조연을 많이 하죠. 제가 연기를 잘 쌓아야 주연이 연기를 했을 때 호흡을 잘 받아서 힘이 딱 실릴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연기해요. 나중에 (류)덕환이 형이 하는 연극을 보러 갔다가 밥을 먹었는데, 제게 ‘고민을 많이 한 흔적이 보이더라고 얘기하더라고요. 좋은 후배를 알게 됐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얼마나 감사했는지 몰라요. 제가 생각한 게 맞았구나 싶기도 하고요.

지금은 새로운 연극에 도전하고 있어요. ‘우리가 처음 사랑했던 소년이에요. 연극을 하려고 한 이유는 ‘SNL코리아는 아무래도 짧은 호흡들이 많거든요. 긴 호흡을 연기하고 싶었어요. 정말 잘했다고 느끼는 게 배우들끼리 똘똘 뭉쳐서 스스로 고민을 하게 만들어주더라고요. 특히 연출님이 너무나 좋아서 저희가 디테일을 스스로 생각해보도록 만들어주세요. 애착이 정말 많이 가는 작품이에요.


◇ 잠 못 자도 행복한 게 연기인걸요

전 피곤할 때가 가장 행복해요. 잠 못 자고 촬영장 갈 때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어요.(웃음) 저는 제가 연기하고 일 하는 게 정말 좋거든요. 그래서 힘들단 생각은 전혀 없어요. 육체적으로 힘들다가도 현장에서 선배님들께 새로운 에너지 받고요. 신기한 게 3년 생방송 하면서 한 번도 아픈 일이 없었어요. 감사한 일이죠.

사진=이현지 기자


작년에 한 번은 제가 ‘안주하는 건가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때 운좋게 ‘너를 노린다에 들어가게 된 거였고, 새로운 자극을 받았어요.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었지만 전 무엇 하나 쉽게 얻어낸 적은 없었거든요. 힘들다는 생각이 들어도, ‘힘들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힘든 만큼 좋은 게 있을 거야란 생각을 하죠. 아르바이트 하면서 가방에 구두 넣고 정장 입고 틈틈이 프로필 돌리러 다녔던 그 시간들 덕분에 지금 이 시간이 주어졌다고 생각해요.

지금은 마음도 많이 편안해졌고, 좋은 기운을 많이 느끼고 있어요. 작품에 대한 목마름도 많은 시점이고요. 그래서 새로운 ‘도약을 꿈꿔도 되는 때가 아닌가 싶어요. 사실 20대 중반이라는 나이가 맡을 만한 배역이 가장 애매한 나이이기도 해요. 오히려 저는 이 시기에 이 역할, 저 역할 많이 해서 경험 쌓고, 스펙트럼을 더 많이 늘려놓고 싶어요. 그래야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덥석 잡고 잘 풀어나갈 수 있겠죠. 고민은 딱 하나에요. ‘깊이. 그건 앞으로 점점 채워나갈 수 있을 거라 자신해요. 더욱 ‘깊이 있는 배우로 성장하기 위해, 지금은 열심히 뛰는 일 밖엔 없는 것 같아요.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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