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40대 女사장, 맞춤 도시락으로 연매출 2200억…비결은
입력 2016-05-10 15:51 
백현주 스노우폭스 한국 대표

딱딱한 밥과 차가운 밑반찬으로 한 끼 때우기용이던 도시락이 변신했다. 아보카도와 훈제연어로 맛을 낸 연어초밥롤부터 장어 한 마리가 올라간 따뜻한 덮밥까지 정통 일식집에서 볼 수 있던 요리를 담은 도시락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20~30대 직장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도시락 프랜차이즈 스노우폭스의 얘기다.
편의점 도시락과 3000원대 간편 도시락 업체들이 전부였던 국내 시장에 조용한 강자로 떠오른 백현주(46) 스노우폭스 한국지사 대표를 9일 서울 뱅뱅사거리 스노우폭스 1호점에서 만났다. 하얀색 바탕에 보라색 장식으로 내부를 인테리어해 아기자기한 카페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백 대표는 스노우폭스는 ‘20~30대 직장인 여성을 위해라는 명확한 목표를 두고 출발했다”라며 단순히 도시락 하나를 파는 것이 아닌 정식 셰프들이 만드는 신선하고 고급스러운 도시락 문화를 한국에 전파하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스노우폭스는 2005년 미국에서 시작해 50~60여가지 다양한 메뉴를 빠르고 간편하게 제공하는 것으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끄는 곳이다. 현재 미국과 유럽 등 1280여개의 글로벌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연매출 2200억원(글로벌매장 기준)을 달성하며 세계 최대 도시락 프랜차이즈로 자리잡았다. 재미교포인 백 대표는 재미교포 출신인 백대표는 국내에도 질 좋은 도시락을 알리고자 지난해 4월에 처음 진출해 현재까지 6개 직영점을 운영 중이다.

해외에서는 도시락 전문 기업으로 자리잡은 스노우폭스지만 국내에서는 다른 일로 먼저 유명세를 얻었다.
백 대표는 사실 국내서는 저희가 도시락 브랜드보다 ‘갑질 고객 거부 기업으로 먼저 이름을 알렸다”면서 지난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발생한 스노우폭스 대란은 저희도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스노우폭스에서 공개한 우리 직원이 고객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다면 직원을 내보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직원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시면 고객을 내보내겠습니다”는 내용이 담긴 공정서비스 권리 안내문은 관련업계는 물론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서비스 업계에서 끊임없이 불거지는 고객 ‘갑질에 정면 대응했기 때문이다.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며 호응을 얻은 것은 물론 ‘갑질 고객 거부 운동에 영향을 미쳤다.
백 대표는 ‘고객은 왕이다라는 인식이 자리한 국내에서 이 안내문을 발표하기는 사실 고민이 많았다”면서 그러나 무례한 고객 행동으로 젊은 직원들이 상처를 입는 것을 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도로에 차를 주차한 뒤 본인이 도시락을 구매하는 동안 매장 직원에게 차를 지키라고 요구하는 고객이나 반말과 욕설을 섞어가며 주문을 하고 직원을 하대하는 일부 소비자들의 행동이 안내문을 게시한 결정적 계기였다는 것이다.
백 대표는 직원들이 안내문을 보고 스스로 존중받고 보호받는 생각에 자부심을 품고 일하니 음식과 서비스의 질 또한 높아졌다”면서 결국 회사와 소비자 사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서비스뿐만 아니라 수십가지 도시락 종류로 소비자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롤, 샐러드, 덮밥, 건강음료 등은 셰프들이 매장에서 직접 요리하여 당일 판매를 원칙으로 선보인다.
백 대표는 남은 음식을 고객 앞에서 직접 버리니 놀라는 분들도 있다”면서 가치를 떨어뜨리지 않고 항상 신선한 재료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에 지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정 메뉴에 얽매이지 않고 셰프는 물론 직원들까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 메뉴 개발에 참여하는 것 또한 여느 업체와 다른 스노우폭스만의 색깔이다.
백 대표는클로이 핫도그나 아이린 닭갈비 덮밥 등 메뉴를 개발한 셰프의 이름을 딴 메뉴 출시도 활발하다”면서 제철에 맞는 재료나 지역 상권에 어울리는 특색 메뉴로 신선한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스노우폭스는 올해 브랜드 알리기에 주력하며 다양한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20~30개 직영점을 추가 오픈해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화장품, 도서카페 등 다양한 분양와 숍인숍 형태로 또 다른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디지털뉴스국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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