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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움을 못 줘서...” 수훈선수 되고도 한숨 쉰 박기혁
입력 2016-05-07 11:09 
kt 위즈 박기혁이 지난 6일 수원 한화전서 2타점 2루타를 날리는 등 하위타선에서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수원)=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에러를 해서... 투수들이 나보다 어린 선수들밖에 없는데 도움을 못 줘서 너무 미안하다.”
득점력 침체로 몸살을 앓아온 kt 위즈가 모처럼 10-3 대승을 거둔 6일 밤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 주전 유격수 박기혁은 더그아웃 한편에 쪼그려 앉아 아쉬움을 토해내고 있었다. 팀이 3연패를 끊어낸 경기서 수훈선수가 됐는데 기쁜 표정은 아니었다.
박기혁은 6일 수원 한화전에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 1-0으로 앞선 2회말 1사 1,2루서 우중간 2루타를 때려내며 2타점을 올렸다. 한화 선발투수 이태양을 조기강판 시키는 결정타였다. 4회 공격에서는 볼넷을 골라 출루하며 공격 흐름을 잇는 등 하위타선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의 맹활약을 했다.
올 시즌 주로 8,9번 하위타선에 위치해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내고 있다. 박기혁의 올 시즌 주자 없을 때 타율은 0.237(38타수 9안타), 장타율 0.289에 불과하지만 주자가 있을 때는 타율 0.286(28타수 8안타) 장타율 0.429로 평소보다 높은 집중력을 발휘한다.
이처럼 하위타선에서 제대로 터져준 박기혁의 활약 속에 kt 타선은 모처럼 폭발력을 과시했다. 지난 4월 23일 대구 삼성전 11득점 이후 10경기 만에 올린 두 자릿수 득점이었다. 타선 흐름을 주도한 박기혁은 구단 선정 수훈선수로 뽑혔다. 단상 위에 올라 많은 팬들에게 박수갈채를 받는 일만 남아있었다.
그러나 단상에 오르기까지 박기혁은 자책, 또 자책했다. 경기 후반 나온 실책 때문이었다. 7회말 공격에서 대거 4득점하며 10-1까지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자 kt 벤치는 홍성무를 마운드에 올렸다. 홍성무는 지난해 대졸 신인으로, 아직 프로 경험이 많지 않다. 홍성무는 선두타자를 삼진으로 솎아내며 가볍게 1아웃을 잡았다. 하지만 다음 타자인 3번 정근우 타석에서 박기혁의 실책이 나와 출루를 허용했고, 이후 3개의 안타와 희생타를 연이어 맞으며 2실점했다. 1이닝 동안 32개의 공을 던지는 등 진땀을 흘렸다.
박기혁은 타선에서 승리를 이끈 것보다 후배를 곤경에 빠뜨린 그 실책 하나에 마음 아파했다. 24경기 동안 실책이 한 번도 없었는데 마침 이날 경기서 시즌 첫 번째 실책이 나온 것이었다. 박기혁은 팬들의 환호 앞에 서기까지 아쉬운 그 장면 하나를 머릿속에서 ‘무한 재생하며 미안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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