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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블루칩인터뷰] 차영남 “올해의 목표? 쉬지 않고 일하고 싶다”
입력 2016-05-05 12:13 
드라마를 보다 보면 얼굴은 낯선데 자꾸만 시선을 끄는 이들이 있다. 누군지 궁금하게 만드는 배우계의 ‘떡잎들을 소개하는 코너. 드라마 3 작품 이하 혹은 공백기가 3년 이상인 신인 배우들과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나눠본다. ‘당신, 왜 이제야 나타났죠? <편집자 주>


[MBN스타 유지혜 기자]

안녕하세요, 신인 배우 차영남입니다. 최근 종영한 MBC에브리원 드라마 ‘툰드라쇼-꽃가족에서 곽국광 역을 맡아 인사드렸습니다. 이렇게 TV에서 인사드릴 수 있어 정말 기뻐요. 제 TV 첫 작품이거든요. 소속사에 들어오자마자 작품을 하게 됐는데, 분위기도 정말 좋은 현장이었고, 많은 분들을 만났습니다. 정말 ‘시작이 좋은 것 같아요!



◇ ‘꽃가족, 이렇게 좋은 현장 또 갈 수 있을까요?

‘꽃가족 촬영 현장은 밝고 자유로운 스타일이었어요. 감독님께서도 ‘영남아, 어떻게 해볼래라며 제게 많이 물어봐주시곤 했죠. 사실은 고등학교 때 보조출연으로 드라마 촬영 현장을 경험한 적이 있는데 그 때 기억이 좋지 않아서 ‘꽃가족을 앞두고 걱정하기도 했어요. 하지만 분위기가 정말 편안해서 깜짝 놀랐어요. 그 덕에 국광이 캐릭터가 잘 살 수 있지 않았을까 해요.

일단 감독님께서 정말 ‘열리신 분이라서 액션도 몸으로 같이 해주시는 분이었고요.(웃음) 의견수렴을 정말 잘 해주셨어요. 그리고 김원준, 정시아 선배님 같이 제가 TV에서만 보던 ‘스타들이었어요. 대한민국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잖아요.(웃음) 워낙 예쁘고 멋있으신 분들이라 캐릭터가 잘 맞을까 싶었는데, 이렇게 싱크로율이 다 잘 맞을 수가.(웃음) 모든 배우들의 캐스팅이 ‘환상적이었어요.

사실 전 국광이 캐릭터에 캐스팅 될 줄은 몰랐어요. 오디션 일정도 급하게 받아서 샵 들릴 시간도 없이 집에서 고데기 말고 갔거든요.(웃음) 국광이 사진을 보고는 ‘이거 내가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했고요.(웃음) 너무 말라 보일까봐 더 뚱뚱하게 보이려고 옷 다섯 겹은 껴입고 간 것 같아요.

목소리도 국광이처럼 엄청 ‘쫙 깔고 했어요. 제가 평소에 조금 말이 빠르고 약간 ‘또박또박 말하는 스타일이거든요. 거기에 목소리까지 낮으니 국광이와 딱 맞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더 빨리 대사 해볼 수 있겠니 이런 주문이 들어오기도 했어요. 전 너무 급하게 준비하고 간 거라 ‘좀 더 준비했다면 좋았을 걸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캐스팅이 돼서 너무나 다행이었어요.

사진제공=더좋은이엔티


◇ 드라마 첫 작품이 ‘코믹? 오히려 저답고 좋은데요?

‘꽃가족은 코믹 요소가 많은 드라마였어요. 낯설진 않았어요. 대학교 다닐 때 제가 코미디를 많이 했거든요. 이런 거에 익숙해져 있었으니까요.(웃음) 정극 연기만 배웠으면 좀 많이 낯설었을 텐데 대학교 때의 경험들이 다행스럽게도 ‘진지한 코미디를 소화할 수 있도록 도와줬죠. 정말 재밌게 촬영했어요.

제 첫 드라마인데 이왕 잘생긴 역할을 해보고 싶지 않았냐고요? 전 이렇게 ‘캐릭터가 있는 인물들이 더 좋아요. 멀쩡한 캐릭터보단 강한 인상이 남는 캐릭터를 여러 개 하는 게 더 좋단 생각을 하거든요. 로맨스 드라마의 톡톡 튀는 ‘감초 역할도 많이 해보고 싶고요. 물론 나중에 잘 돼서 주인공이 된다면 좋겠지만요.(웃음) 국광이처럼 특이한 캐릭터도 참 만나기 힘든 기회에요.

그리고 지금의 저는 ‘뭐가 됐든 정말 다 좋아요.(웃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좋거든요. 캐릭터도 좋고, 현장도 정말 화기애애하고 재밌었고요, 자유분방한 분위기에서 연기할 수 있어서 자신감도 좀 생겼어요. 다른 현장에 가서라도 혼날 땐 혼나고, 궁금한 것은 더 물어보며 배워야겠단 생각도 들었고요. 무엇보다 자신감을 많이 얻어서 참 귀하고 감사한 순간이었어요.

사진=차영남 인스타그램


◇ 모든 오디션의 경쟁률은 ‘1대1입니다

제가 학교를 얼마 전에 졸업했는데요, 자그마치 9년을 다녔어요.(웃음) 입학하고 4년 다른 일 하고, 4년 부지런히 다니고 해서 이제야 졸업했네요. 제가 연기를 전공하게 된 건, 16살에 친형과 배낭여행을 갔을 때 영국에서 본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때문이었어요. 스케일도 엄청나고, 그 큰 극장에서 박수를 받는 배우들을 보며 ‘정말 멋진 직업이란 생각이 들어서 배우를 하기로 마음먹었죠.

부모님의 반대는 당연히 심했죠. 아버지께서는 ‘견문 넓히러 보냈더니 바람 들어 왔다고 혼내셨어요.(웃음) 1년 정도를 단식투쟁을 하곤, 결국 허락을 얻어냈죠. 고등학교 때부터 학원 다니고, 보조출연을 경험 삼아 했어요. 그러다 연기는 안 가르쳐주고 방송 출연만 연결해주는 학원이 아닌 ‘극단이 있는 학원에 가서 연기를 배우고 결국엔 대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기를 배우게 됐죠.

전에는 운 좋게 독립영화를 많이 찍었고요, 연극도 한 편 했어요. 다른 것도 많이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를 쉽게 잡지 못했죠. 소속사를 만나기 전에는 혼자 일했는데,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어요. 3년 정도는 영화사 찾아다니고, 프로필 돌리고 했죠. 혼자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내가 열심히 한 게 언제쯤 돌아올까란 생각을 해봤을 거예요.

추운 겨울 3개월 내내 장갑 끼고 프로필 100개씩 뿌렸는데 연락 한 통도 없을 때 ‘내가 정말 별로인가 실망한 적도 많아요. 300개의 프로필을 돌렸는데 딱 한 군데에서만 연락이 와도 ‘나를 좋아해주는 곳이 있구나라는 생각에 기쁘기도 하고요.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모두가 절 좋아해주진 못해도, 저와 궁합이 잘 맞는 감독, 매니지먼트, 제작사 등을 만나는 게 중요하단 생각을 했죠. ‘아, 나랑 궁합이 맞는 곳을 만나느라 시간이 걸린 거였어라는 식의 생각이 들었죠. 그 때부터 힘들지가 않더라고요. 생각이 긍정적으로 바뀌기 시작한 거죠.

사진=차영남 인스타그램


마음을 그렇게 긍정적으로 먹게 되니 ‘부족하지만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게 됐어요. 저 자체가 지치지 않는 게 마음을 고쳐먹은 후 누리는 가장 큰 ‘혜택인 것 같아요. 초조하진 않냐고요? 초조한 것과 다르게 ‘빨리 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보다 크죠. 하지만 ‘왜 안 되지란 초조함은 없어요.

물론 저도 먹고 살기가 힘들었을 때에는 초조했던 적도 있었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저는 다른 사람과 저를 비교하지 않아요. 제 인생은 제 인생인 걸요? 모든 오디션의 경쟁률은 그저 1대1이에요. 제가 되는 것과 안 되는 것. 제 매력을 어필하고, 저에 집중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다른 이의 매력을 따라한다고 제 매력이 되는 게 아니잖아요. 모든 것에서 제가 기준이 되어야 하죠.


◇ 배우, 좋은 표현으로 좋은 소통을 찾아내는 ‘훌륭한 직업

연기를 왜 하느냐, 이런 질문은 사실 신인들끼리도 참 많이 해요. 많은 친구들이 ‘왜 연기 꼭 해야 해라고 물으면 ‘잘 모르겠다고 하죠. 다들 알고 있는데 정확하게 말을 못하는 걸 거예요. 사람은 생각을 표현하는 걸 어려워하고, 그러다보니 표현을 못하고, 갈등이 생기고, 사건사고가 생기죠. 표현을 잘 해내고 어떻게 전달하는지 잘 파악한다면 더 최적화된 소통을 할 수 있다고 봐요.

사진제공=더좋은이엔티


연기자는 바로 거기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대본과 인물을 분석하고, 말투나 표정 같은 표현 방법을 찾고 그 ‘말을 소중하게 전달하죠. 소통이라는 게 참 어려운 건데, 좋은 표현으로 좋은 소통을 찾아내는 게 배우잖아요. 그래서 참 훌륭한 직업이라 여겨져요. 하면 할수록 재밌고요. 연기 안의 정서를 체험하고 표현해내기에 연기는 ‘숭고한 예술이란 생각도 많이 해요.

저는 저에 대해 자꾸 더 알아가려 해요. 저를 체크하고 점검하는 과정이 삶이라 생각하고요. 내가 이렇게 살아가고 행동하는 게 다 이유가 있는데 그런 고민 없이 산다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질 것 같단 생각을 해요. 내가 어떤 사람인지, 그로 인해 주변이 어떻게 변하고 제가 어떤 존재가 되는지, 그게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요.

그렇기 때문에 연기는 제겐 참 소중해요. 저를 알아갈 수 있게 하고, 제 의미를 되새겨주죠. 지금은 정말 너무나 하고 싶은 게 바로 연기고요. 쉬지 않고 일하는 게 꿈이에요. 뭐든 시켜만 주시면 잘할 자신 있어요.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있는 현장의 공기를 맡고 싶어요.(웃음) 어떤 준비든 다 돼 있답니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디자인=이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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