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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툭-tv] `국수의 신`에 드리운, `장사의 신`의 그림자
입력 2016-05-05 11:08  | 수정 2016-05-05 14:29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인구 기자]
흥행작 '태양의 후예'의 바통을 이어받은 KBS 2TV 수목드라마 '마스터-국수의 신'이 부진에 빠졌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는 소설을 바탕으로 했던 '장사의 신-객주 2015'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5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방송된 '마스터-국수의 신'은 7.3%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시간대 경쟁작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9.1%), SBS '딴따라'(7.4%)에 뒤진 수치고, 38.8% 시청률을 나타냈던 전작 '태양의 후예'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마스터-국수의 신'은 박인권 화백의 동명 만화 '국수의 신'을 원작으로 했다. 박 화백의 앞선 작품들인 '야왕' '대물' '쩐의 전쟁'은 드라마로 제작돼 성공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마스터-국수의 신'은 방송 초반에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에 실패했다.
이 작품에서 악인 김길도(조재현 분)이 자신에게 손을 내민 하정태를 위험에 빠드린 뒤 궁중꿩메밀 국수 비법을 가로챘다. 김길도는 이후 하정태를 죽였고, 그의 아들인 하순석(천정명)은 보육원에서 자라면서 복수를 다짐했다.

김길도와 이름이 없다는 뜻의 '무명이'가 된 하순석의 팽팽한 맞대결은 아직 이뤄지고 있지 않지만, 시청자들은 작품을 향해 아쉬운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순석의 보육원 친구인 채여경(정유미)가 보육원 원장을 죽이는 등 전개가 기대하는 방향과 벗어난다는 것이다.
'마스터-국수' 연출을 맡은 김종연 PD는 앞서 작품에 대해 "기본적인 획은 성장 느와르다. 빠른 스토리 진행과 배우들의 격렬한 감정 표현이 큰 볼거리가 될 것이다"며 " ‘마스터-국수의 신의 장르만이 가질 수 있는 긴장감과 재미에 기대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국수와 음식에 얽힌 두 남자의 복수극을 기대했지만, '국수'라는 소재는 짧은 장면으로만 쓰일 뿐이었다. 조재현의 존재감에 비해 그와 상대해야 하는 천정명의 연기력도 다소 아쉽다는 평가도 잇따랐다.
지난 2월 종영한 '장사의 신-객주 2015'도 비슷한 문제로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작품은 조선 시대의 장사꾼을 통해 이 시대의 모습을 담을 것이라는 기획 의도와 달리 매월(김민정)의 천봉삼(장혁)을 향한 치정이 극을 이끌어갔다.
김주영 작가의 원작 '객주'와 달리 드라마에서는 '장사'의 비중이 약해졌다. 원작에서 500명이 넘는 인물을 16명으로 추렸고, 천봉삼을 중심으로 재구성한 드라마는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었다. 줄어든 인물만큼 시대를 보여주는 것은 흐려졌고, 주인공에게 초점이 맞춰질수록 인물 간의 갈등만이 도드라졌다.
'마스터-국수의 신'과 '장사의 신-객주 2015'은 제목이 비슷한 것처럼 현재까지 걸어가는 방향도 닮아 보인다. '마스터-국수의 신'이 소재에서 전달되는 재미를 잘 짚어내면서도 극의 전개를 잘 꾸려가야 '장사의 신-객주 2015'의 그림자를 지울 수 있을 것이다.

in999@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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