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터키 총리, 대통령과 알력다툼 끝에 사퇴 전망…리라화 '폭락'
입력 2016-05-05 10:45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AP=연합뉴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알력다툼을 벌인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총리가 결국 물러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터키 정국불안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터키 일간 휴리예트와 AFP 통신 등은 4일(현지시간)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이달 말 임시 전당대회를 열어 당대표를 교체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습니다.

터키 정치 체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 의원내각제와 직접선거로 선출하는 대통령이 내각회의 주재권 등의 권한을 갖는 준(準)대통령제가 섞여 있습니다.

현지 언론들은 정의개발당 대표인 다부토울루 총리가 임시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후보로 나서지 않을 가능성을 점치고 있습니다.


이번 전당대회 개최 결정은 이날 다부토울루 총리와 에르도안 대통령이 90분 동안 면담한 끝에 나왔습니다.

다부토울루 총리는 2014년 8월 취임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뒤를 이어 총리직에 오르고서 사실상 실권자인 에르도안 대통령의 꼭두각시 역할을 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자신만의 정책을 추진하는 등 권력다툼을 벌여왔습니다.

따라서 대통령제로 전환하는 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후계자 격인 다부토울루 총리를 압박해왔습니다.

특히 지난달 29일 에르도안 대통령의 압력에 따라 다부토울루 총리의 당직자 인사권이 박탈되자 양측의 갈등이 폭발했습니다.

다부토울루 총리는 당시 "어떤 직위에서도 내려오는 것을 지체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에르도안 대통령도 터키 국민의 유럽연합(EU) 비자 면제 시행을 6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것을 두고 "내가 총리일 때 올해 10월에 하기로 했던 일인데 4개월 앞당기고서 왜 승리인양 이야기하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총리를 깎아내리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터키 정치의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금융시장이 폭락세를 보였습니다.

이날 리라화 가치는 8년 만에 최대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달러 대비 리라화 환율은 약 4% 폭등해 달러당 2.9763리라를 기록했습니다.

아이셰어즈 MSCI 터키 상장지수펀드(ETF)도 이날 8.2% 폭락해 3년래 최대 낙폭을 보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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