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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기획…KBS예능②] 안주하던 과거는 잊어라…새 바람이 분다
입력 2016-05-02 15:44 
사진=MBN스타 DB
[MBN스타 김윤아 기자] KBS 예능국이 대대적인 개편을 감행했다. 아쉬운 시청률과 화제성을 갖고 있는 프로그램을 도려낸 자리에, 신규프로그램을 내세워 새살이 돋게 하겠다는 것이 이번 개편의 취지다.

시청자들이 한눈에 보기에도 ‘KBS 맞나? 싶을 정도로 공격적으로 프로그램 폐지와 동시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놓기 시작했다. ‘개그콘서트 ‘안녕하세요 ‘해피투게더 ‘1박2일 모두 5년 이상은 거뜬히 넘은 대표 프로그램이다. 이렇게 유독 장수프로그램이 많은 KBS이기에 최근 보여준 개편의 바람은, 남달라 보인다.

이에 김영도 KBS 예능국 CP는 프로그램 폐지는, 제작진의 결정보다는 외부적인 환경 탓이 크다”며 폐지 문제 거론되는 프로그램은 ‘결국은 한계가 다 된 것이라고 본다. 좋은 프로그램은 문제가 될 시에는 누리꾼들의 옹호 속에서 논란을 뚫고 나가는데, 그렇지 못하면 한계가 다 됐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어 프로그램의 속성이라는 것이 제작진도 열심히 하지만, 광고의 선호도 역시 포함된다”며 논란이 계속되면, 화제성은 높아지지만 광고 매출은 급감한다. 때문에 여론을 빠르게 수렴해 폐지수순을 밟는 것”이라며 최근 폐지된 프로그램들의 배경을 설명했다.

또한 김 CP는 최근 KBS 예능의 부진에 대해 그동안 전반적으로 예전에 비해 활력을 잃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다. KBS 예능 피디들이 과거 유출된 것이 이제야 여파가 드러난 걸 수도 있다. 또한 제작진들이 멈칫멈칫하고, 새로운 프로그램보다 기존 프로그램에 변화를 줘서 끌고 가보자고 한 게 많았다”고 말했다.

드라마는 아무리 인기를 끌어도, 16부작이거나 20부작으로 한 시즌에 끝이 난다. 하지만 예능프로그램은 인기를 끌면 안정적으로 몇 년이고 지속되고, 이는 광고 매출에도 직결 된다. 때문에 운영진의 입장에서는 공격적으로 프로그램을 교체하기 보다는 꾸준한 프로그램 하나가 유지 보수를 통해 자리 잡기를 바랐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는 것이 KBS측의 설명이다. 김 CP는 타 방송사보타 공격적으로 해야 버텨낼 수 있다는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지상파가 안주하는 모양새로 가다가는 큰일 나겠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운영진 측에서도 과거 유지 보수에 방침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찾자는 쪽으로 옮겨갔다. 예능국에서 한 달에 한번은 계속 새로운 프로그램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케이블 방송도 아니고, KBS가 매 달 새로운 프로그램을 내놨던 때는 없었다. KBS 관계자 역시 이번처럼 공격적인 때가 없었다”고 말할 정도다.

지난달에는 ‘동네스타 전국방송 내보내기 ‘언니들의 슬램덩크 ‘배틀트립이, 5월에는 KBS가 야심차게 기획한 ‘어서옵SHOW ‘수상한 휴가가 대중들과 만난다. 이 역시 기대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언제든 종영한다는 암묵적인 동의가 깔려있다. 봄/가을 개편이라는 전형적인 개편 시기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수시 개편 하에 언제든 새로운 프로그램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PD들은 자기 이름을 걸고, 자신이 기획한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싶은 것이 기본적인 욕구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KBS 예능의 바람은 신진 PD들의 신선한 기획을 독려하며, 과거에 비해 PD 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장을 더 넓혔다고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오히려 PD 개개인의 경쟁 심화로, 조직분위기를 와해시킬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프로그램 제작이라는 것이 PD 한 사람의 기획과 능력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때문에 제작진이 의기투합하는 정서를 바탕으로, 개개인의 창의성이 발현되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때문에 조직은 다 해체된 채 PD 1인의 경쟁체제로 돌입할 경우에는 더 큰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배제할 수만은 없다.

가장 확실한 사실은 KBS 예능엔 새바람이 불었고, 분위기 전환만큼은 확실히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과연 KBS 예능은 전보다 혹독한 과도기를 보내게 될지, 아니면 새 바람을 타고 확실히 상승세를 이뤄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김윤아 기자 younahkim@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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