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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채팅창] ‘희망전도사’ 정근우 “시든 꽃도 살릴 수 있습니다”
입력 2016-05-02 07:02 
그래픽=이주영 기자(tmet2314@maekyung.com)
[매경닷컴 MK스포츠 야구팀] 한주간의 그라운드에는 안타만큼이나 많은 말들이 쏟아진다. 시원한 정타 혹은 절묘한 코스의 ‘러키히트, 가끔은 호쾌한 홈런까지.
10개 구단에서 한마디씩 모아 보는 ‘주간채팅창. 4월의 마지막 주에 들었다.
▶ 내입을 꿰매주세요
4월29일 광주구장. 경기전 두산 유희관의 ‘1등 우리 팀 자랑. 우리 팀 선발 투수들이 패전이 없다. (패배를 누가 먼저 할 지) 은근히 신경쓰인다”고. 으응? 그런데 하필 ‘천기누설을 왜 오늘? 공교롭게도 그날 보우덴은 6이닝 4실점(1자책)하면서 4연승 끝에 KBO 첫 패전을 기록했다. 다음날 민망한 얼굴로 나타난 유희관. 말이 씨가 됐네요.”
▶ 넌 덥냐, 난 춥다
1일 대전구장. 낮 기온이 섭씨 27도를 웃돈 이른 더위에 삼성 류중일 감독의 점퍼가 두터워보였다. 덥지 않느냐는 질문에 류감독은 어차피 열 받으면 다 벗게 돼 있다”며 ‘아직은 냉정한 평정심을 보였다. 이날 삼성은 8회 역전패, ‘스팀 오르는 경기를 했지만, 1일 현재 승률 5할을 채우지 못한 단독 8위. 알고 보면 마음이 추운 순위다.
▶ 기억해야 할 얼굴
4월29일 퓨처스리그 다이노스-SK전이 열렸던 고양구장. 경기 후 어린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던 박민우(NC)에게 한 초등학생 팬의 ‘돌직구 질문이 날아들었다. 언제 1군에 가요?” ‘급당황한 2014년 KBO 신인왕. 몰라요”라고 대답했지만, 그냥 돌아설 순 없었다. 네 얼굴 기억하고 있을께.” ‘소년 미소에 담아낸 귀여운 뒤끝. 박민우는 이틀 뒤인 1일 1군에 복귀했다.
▶ ‘넥레발도 죄악입니다
4월29일 고척돔 SK전을 앞두고 누군가 손혁 투수코치(넥센)에게 한 턱 쏠 준비가 됐느냐”고 물었다. 당황한 손코치의 손사래. 그런 생각 (미리) 하면 안 되는데.” 이날 ‘무패의 신재영이 또 승리할 경우 손코치가 직접 지갑을 열어 ‘도우미 야수들에게 한턱 쏘기로 했던 ‘격려 공약이 있었기 때문. 이날 신재영은 6⅓이닝 4실점하면서 4연승 끝에 시즌 첫 패전을 기록했다. 설마 ‘부정탔던 때문은 아닐 겁니다.
▶ SK의 ‘폼, 예상대로랍니다
깨끗하게 세탁할 수 없는 우리들의 과거. 시즌전 곳곳의 전력평가에서 SK는 분명 ‘고전할 팀으로 꼽혔다. 그러나 6할대 승률로 ‘디펜딩챔프 두산과 나란히 ‘투톱으로 4월을 돌파했다. 4월27일 잠실구장에서 ‘의외의 선전 비결을 질문 받은 SK 김성갑수석코치. 예상들을 어떻게 하셨길래? 섭섭한데요.” 그렇다. SK에겐 ‘예상대로 풀리고 있는 시즌이다.
▶ 꽃들에게 희망을
4월29일 대전구장 홈팀 더그아웃의 ‘꽃을 든 남자 정근우(한화). 시들어버린 꽃바구니 한 개를 놓고 꿈과 희망을 주면 살릴 수 있다”고. 개막 첫 달부터 빈사 상태였던 최하위 팀에 대한 메타포였을까. 한화는 그날 삼성에 이기면서 시즌 첫 3연승에 성공했다. 정근우는 두 방의 홈런 포함, 3안타 3타점을 휘둘렀다.
한화 정근우가 4월29일 삼성전에서 2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3연승을 이끈 뒤 홈팬들의 환호에 인사하고 있다. 사진(대전)=천정환 기자
▶ 이범호의 ‘300홈런을 응원합니다
1일 광주구장에선 이틀전 ‘비디오판독 끝에 2루타 판정을 받았던 5회 이범호(KIA)의 타구가 챔피언스필드의 특수한 외야담장 그물망 구조 탓에 제대로 식별되지 못한 홈런 타구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쏟아졌다. 팀이 경기를 이겨서 괜찮다”며 의연한 모습을 보인 이범호지만, 아쉬움은 숨길 수 없다. 혹시 299홈런으로 은퇴하는 건 아니겠죠?” 너스레로 승화시킨 뒤, 바로 그날 실력으로 시즌 5호 홈런을 채워 넣었다. 두산 니퍼트에게 팀의 영패를 막은 1점 홈런으로.
▶ 징크스 따위 만들지도 마
‘식지않는 방망이 김문호(롯데)의 타격 페이스가 절정이다. 4할 타율(0.433)로 4월을 버텨내면서 리딩히터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잘 쳐도 너무 잘 쳐서, 자칫 하향세의 시작점을 고르게 될까봐 인터뷰 요청도 조심스럽다”는 취재진의 말에 조원우 감독의 대범한 권고. 자신있게 하세요.” 김문호의 맹타 비결 역시 ‘자신감이라고.
▶ 나는 아직 배고프다
4월 넷째주 마지막 경기였던 1일 kt전까지 승률 0.522, 단독 4위로 개막 첫 달 레이스를 마무리한 LG 양상문 감독. 1일 잠실구장에서 4월 성적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지금 자기 팀 성적에 만족할 감독이 두산 밖에 더 있겠습니까.” 일단 승률 7할5푼은 돼야 ‘만족하는 걸로.
▶ ‘막내는 학습 중
4월30일 잠실 LG전, kt의 한점차 승리를 지켜낸 것은 9회말 2사후 이천웅(LG)의 세이프 판정 도루를 비디오판독 끝에 아웃 도루실패로 번복시킨 조범현 감독의 ‘끝내기 챌린지였다. 전날 4회 이전에 두 번의 기회를 소모하면서 정작 후반의 결정적 장면에서 챌린지 기회가 없었던 조감독은 학습효과가 있어서” 하루 뒤 살얼음 승부를 짜릿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음에 흡족한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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