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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첫 ‘끝내기 합의판정’, 전날 교훈이 숨어있다
입력 2016-05-01 07:04  | 수정 2016-05-01 07:06
kt 위즈가 지난 4월 30일 끝내기 합의판정으로 2루 도루를 감행한 주자를 잡아내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이대형이 포수 김종민의 송구 자세를 취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잠실)=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강윤지 기자] kt 위즈가 흔치 않은 ‘끝내기 합의판정으로 4월 마지막 경기를 마무리했다. 여기에는 전날 교훈이 숨어있다.
3연패에 빠져있던 kt 위즈는 지난달 30일 잠실 LG전서 3-2 승리를 거두면서 4월을 마무리했다. 9회말 2사 결정적인 상황서 합의판정을 요청해 시즌 첫 ‘끝내기 합의판정으로 승리를 지켜냈다.
1점 차로 리드하던 9회말, 마무리 장시환이 등판했는데 장시환은 첫 타자를 볼넷으로 출루시키며 불안불안한 출발을 했다. 이에 조범현 감독이 마운드로 나가 투수 장시환 및 모든 수비수들을 소집하는 드문 광경도 연출됐다. 다음 타자 이천웅에게도 볼 2개를 연속으로 뿌리며 불안감을 노출했으나 이천웅의 타구를 유격수 박기혁이 잘 잡아 처리하면서 선행 주자를 잡았다.
이어진 1사 1루 위기, 타석에는 대타 이형종이 들어섰다. 장시환은 7개의 공을 뿌린 끝에 이형종을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그리고 그 순간 1루주자는 2루를 향해 달렸다. 포수 김종민이 2루를 향해 ‘앉아쏴로 송구했다. 원심 세이프. 이에 2루수 박경수가 심판 합의판정 요청 신호를 보냈고, kt 벤치 역시 재빠르게 합의판정 기회를 썼다. 비디오 판독 결과 아웃. 심판 판정이 번복되면서 kt의 승리로 끝났다. kt는 올 시즌 첫 끝내기 합의판정으로 전날의 끝내기 패배를 설욕했다.
가장 중요한 순간에 합의판정을 이용해 승리를 지켜낸 것인데, 전날의 교훈이 한 몫 했다. 전날 kt는 1회초 1번타자 이대형의 타석에서부터 합의판정 기회를 썼다. 확실히 결정적인 순간은 아니었다. 게다가 결과 역시 원심의 아웃이 유지되며 아쉬움을 낳았다. 4회말 수비에서는 상대팀의 내야안타 타구 판정에 합의판정을 요청해 땅볼로 번복, 아웃시켰다. kt는 그렇게 4이닝 만에 2번의 합의판정 기회는 모두 소멸됐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경기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점수와 직결될 수 있는 상황서 모호한 장면들이 나왔다. 중계방송 리플레이 화면을 통해 봐도 합의판정을 요청할 여지가 많았다. kt 내부서도 오심이라고 생각해 바로잡고 싶어 했지만 이미 경기 초반 합의판정 기회를 소진해 손을 쓸 수 없었다.
결국 해당 경기는 아쉬움을 남기면서 패했다. 이에 경기 이후 코칭스태프가 합의판정 요청 관련해 의견을 나누고 선수들에게도 다시 한 번 전달했다. 조금 더 결정적인 상황, 승부와 직결될 수 있는 상황서 팀에 영향을 줄 수 있도록 사용하자는 취지였다.

이튿날 kt는 아끼고 아껴뒀던 합의판정 기회를 9회말 2사에서 꺼낼 수 있었다. 물론 전날과 다르게 그 전 이닝에서 뚜렷하게 합의판정을 요청해야 할 상황이 존재하지는 않았다는 차이점도 있었다.
조범현 감독은 30일 경기 후 어제 1회부터 합의판정을 쓴 게 좀 아쉬웠다. 후반 이닝에 못 써가지고 초반에 좀 신중하게 결정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앞으로는 그것을 교훈 삼아, 상황을 좀 봐가면서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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