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 신재영의 넥센 무너뜨린 박재상

[매경닷컴 MK스포츠(고척) 이상철 기자] 신재영이 등판한 날, 넥센은 더욱 강해졌다. 타선은 27점을 뽑았다. 경기당 평균 6.75득점으로 총 평균 득점(5.05득점)보다 1.7점 이상 높았다. 불펜도 단단해 공략이 어려웠다. 4경기 4승. 100% 승률이었다.
신재영의 넥센은 무패였다. 그리고 무적이었다. 하지만 영원한 기록은 없다. 언젠가는 깨지기 마련이다. 28일 고척돔에서 그 폭주가 멈췄다. 미세한 균열 때문에.
3일간 두산과 혈투를 치렀던 SK는 1위 등극에 실패했다. 한 끗 차이로 전적 1승 2패. 그러나 ‘비룡은 강하다는 인식을 확실히 심어줬다. 그 힘은 어이없는 실책 2개에도 줄지 않았다. 신재영의 넥센을 공략했다.
SK는 신재영을 상대로 안타 10개를 쳤다. 신재영의 개인 1경기 최다 피안타. 그리고 볼넷도 얻었다. 지난 2011년 코리(당시 롯데)가 세웠던 20이닝을 넘어 데뷔 후 최다 이닝 무볼넷을 자랑하던 신재영(30⅔이닝 만에 허용)에게.
4회초까지 3점을 획득한 SK는 스스로 경기를 그르칠 뻔했다. 4회말 세든이 3연속 안타를 맞고 흔들린 데다 3루수 최정이 어이없는 송구 실책을 했다. 힘겹게 점수를 뽑았는데 허무하게 동점을 허용했다. 오히려 2사 만루 위기를 가까스로 넘긴 것에 감사해야 할 정도였다.
흐름은 이상하게 꼬이는가 싶었다. SK는 뭔가 말리는 느낌. 하지만 누군가 ‘짜잔하고 등장했다. 예상치 못한 해결사였다. SK에 승리의 끈을 가져다 준 건 박재상이었다.
이전까지 7타석 연속 아웃됐던 박재상은 5회 신재영을 물고 늘어지며 볼넷을 얻었다. 낮은 120km 슬라이더에 속지 않았다. 시즌 5호 볼넷. 그러나 그의 볼넷은 어느 때보다 주목을 받았다. 신재영을 상대로 유일하게 볼넷을 기록한 타자가 됐다.

SK의 박재상은 29일 고척 넥센전에서 비룡군단의 자존심을 지켰다. 신재영을 상대로 첫 볼넷을 얻어내더니 결승타까지 때렸다. 사진(고척)=김재현 기자

신재영을 괴롭힌 선구안, 그리고 SK를 웃게 한 배트였다. 박재상은 7회 1사 3루서 신재영의 132km 속구에 반응했다. 우익 선상 안으로 날아간 2루타. 3루 주자 김성현이 홈을 밟았다. 박재상의 시즌 11번째 안타는 3-3의 균형이 깨는 결정타였다. 그리고 신재영에게 데뷔 첫 패를 안긴 강펀치였다. SK의 4-3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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